“발은 방향이 아니라, 나의 진심이 머문 자리를 남긴다.”

by 오석표

발은
몸 중에서 가장 아래에 있지만
우리를 가장 멀리 데려다주는 존재다.


손보다 묵묵하고,
입보다 조용하지만
발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어릴 땐
맨발로 뛰는 게 좋았고,
조금 더 자라선
불편한 구두를 신은 채
세상을 향해 서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에도
발은 멈추지 않았다.
작고 느리더라도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발은
길을 찾는 도구가 아니라,
길을 만들어가는 흔적이다.


넘어져도,
흙이 묻어도,
상처가 나도
발은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또 걸을 뿐이다.

그리고 가끔은
멈춰서 쉬는 것도
발의 용기다.


너무 많이 걸었을 땐
잠시 신발을 벗고
땅의 온도를 느껴야 한다.

지금 내 발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그 발걸음이
내 마음과 같은 방향인지
잠시 돌아보자.


발은 나를 속이지 않는다.
거짓 없이
가고자 했던 방향으로만
묵묵히 나아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