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USB에 관해<조선일보>에 공개적으로 묻습니다.

언론비상시국회의, 성명, 언시국, 공천 비리

by 오태규

<조선일보> 기자가 명태균씨로부터 윤석열 부부의 공천 개입 비리가 담긴 USB를 건네받은 뒤 보도를 하지 않고 윤석열 쪽과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건희씨가 "내가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어"라고 '진노'한 배경이라고 합니다.



중견 언론인 단체인 '언론비상시국회의'가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에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다음은 성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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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시국 제44차 성명>


“할 말을 한다”는 ‘1등 신문’ <조선일보>에 공개적으로 묻습니다



‘언론계의 내란 수괴’ 소리를 들을 만큼 ‘윤석열의 난’을 발 벗고 옹호해 온 <조선일보>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습니다. 내란 수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이번 내란의 와중에 ‘조선일보 폐간’ 운운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최근 공개된 통화 녹음에 따르면, 김 씨는 “나는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걸었어”라고 말했습니다. 매우 놀랍고 충격적인 발언입니다. 언론인으로서 우리는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사를 없앨 수 있다는 그의 반민주적·반언론적 발상에 분노합니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반민주적·반민중적·반통일적 보도를 일삼아 시민사회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은 6년째 폐간 촉구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조선일보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아 온 김 씨가 조선일보 폐간 운동에 가세한 셈입니다.



김 씨의 격노는 조선일보 기자가 국사범 수준의 ‘희대의 정치 거간꾼’ 명태균 씨로부터 윤석열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이 담긴 USB를 건네받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이 자료를 손에 넣은 조선일보가 정작 보도는 하지 않은 채 윤 정권 쪽과 모종의 거래를 꾀했기 때문에 보인 반응이라는 겁니다. 이 신문사는 자료를 받은 건 인정했지만, 명 씨가 보도에 동의하지 않았고 내용이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할 우려가 있어 보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자료를 대통령실에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군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할 말을 하는 신문’, 자칭 ‘1등 신문’의 품격과 위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궤변입니다. 오히려 왜 김 씨가 갑자기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걸게 됐는지 의혹을 더할 뿐입니다.



언론계를 잘 아는 우리로서는 사실상 ‘최고 권력자’로부터 폐간이라는 말을 듣고도 수세적 대응과 회피로 일관하는 조선일보의 태도에서 본능적으로 ‘썩은 냄새’를 맡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에 묻습니다.



-정녕 조선일보는 제보자가 동의하지 않아 보도하지 않은 것입니까? 조선일보는 언제 취재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원칙을 세웠고, 지켜왔습니까?



-통신비밀보호법 저촉이 문제라면 그 법과 관련 없는 다른 내용은 왜 보도하지 않습니까? 설령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한다고 하더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으면 더 큰 공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보도하는 게 국민으로부터 알권리를 위임받은 언론사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요?



-명태균 씨의 제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대통령실과 거래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요?



조선일보가 이들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찌라시’라는 소리를 들어도 쌉니다. ‘할 말을 하는 신문’은커녕 할 말을 하는 대신 권력자와 거래하는 신문, ‘1등 신문’은 고사하고 ‘저질 신문’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사건으로 조선일보뿐 아니라 신문·방송 등 이 나라의 모든 미디어가 도매금으로 싸구려 장사꾼 취급을 받는 일입니다. 우리는 동료 언론인으로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힐 것을 조선일보에 촉구합니다.



2025년 2월 28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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