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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재

영혼의 상대와 함께라면

밤에 우리 영혼은 by 켄트 하루프

by 에디터 휘서

Book review

밤에 우리 영혼은



'가끔 나하고 자러 우리 집에 올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녀는 한 동네에서 수십 년간 소식 정도는 알고 지낸 그에게 기습 질문을 던진다.
각자 배우자와 사별한 지 오래였고 서로를 퍽 괜찮은 이웃으로 여기고 있었다. 애디는 함께 자고 싶은 사람이 아닌 긴 밤, 곁에서 도란도란 얘기 나누다 잠들어도 좋을 사람으로 루이스를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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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을 신경 쓰며 사는 것이 좋은 삶이 아님을 진즉에 깨달아버린 노년의 결단과 그들의 당당한 밤의 시간이 잔잔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또한 노년의 우정과 사랑 사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경계를 자문하게 만든다.

밤에 우리 영혼은 가장 맑고 또렷해진다.
그 선명한 시간 동안 말동무가 되어 주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감 없이 자신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닐까? 그 얼마나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인가.


선선한 밤에 누군가의 새근새근 숨소리를 들으며 책장을 넘기기 좋은 소설이다.
가령 오늘 같은 밤.



『 밤에 우리 영혼은 』, 켄트 하루프, 뮤진트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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