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달빛서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 휘서 Dec 16. 2018

등대 같은 사람 있나요?

데미안 by 헤르만 헤세

Book review

데미안 




올해는 그동안 나의 관심밖에 있었던 분야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기 백 권의 여정 끝에 당도한 종착지는 바로 고전이었다. 이 책은 고전문학치고는 얇지만 비유와 상징이 많아 곱씹으며 천천히 읽어야 했다.

주인공의 삶에서 구도자이자 멘토이며 '나'이기도 한 데미안. 크로머와의 갈등에서부터 등장한 데미안의 모습은 지루해하던 나를 순식간에 끌어당겼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혜안을 지닌 캐릭터의 묘사 방식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신비하다. '다정함 속에 묘한 비난의 섬세한 울림'을 지닌 그는 완전무결한 신의 모습에 가깝고 결코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행사한다.




삶에서 필요한 때마다 나타나 울림의 말과 단호한 눈길 하나로 싱클레어를 인도하는 데미안, 그런 사람이 곁에 있는 삶을 상상해본다. 참 든든한 삶일 것이다. 내게도 마음 깊이 존경하는 선배가 있다. 글로서 먼저 존경심을 품었고 우연히 선후배의 인연으로 만나 인품과 행동으로 나를 매료시킨 사람. 이 책을 읽으며 선배가 떠올랐다.


데미안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내면의 성장을 바라는 이가 많다는 반증이리라. 알을 깨기 위해 투쟁했던 새가 걷지 않고 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면의 힘으로 날갯짓을 하며 나아가기 때문이다. 헤세는 내 안이 확고해지면 자신의 꿈과 생각, 예감을 향한 신뢰는 커져간다고 말한다. 더불어 에바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대변한다. 연대를 정의한 부분은 오늘날 우리네 정치와 사회 집단의 갈등구조가 연상되어 기억에 남았다.


곁에 두고 오롯이 서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이다. 싱클레어가 한 움큼씩 성장할 때마다 어느새 다가와 있는 데미안처럼 이 책도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기를.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저, 전영애 역, 민음사, 2000






매거진의 이전글 영혼의 상대와 함께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