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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Nov 29. 2018

하루키가 전하는 작가로서의 속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by 무라카미 하루키

Book review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나는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많이 읽었다. 이번에는 '소설가'와 글쓰기에 관한 주제라니 내밀한 작가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에 이 책을 선택했다. 큰 흐름은 '작가로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가'이고 부차적으로 문학상, 학창 시절, 해외에서의 평가에 관한 거침없는 견해와 회고 등이 챕터 사이를 이룬다.




작가마다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하루키만의 소신을 엿볼 수 있고 일본 문학계와의 관계, 해외에서도 인기 작가인 이유 등을 알 수 있어 흥미롭다. 내가 주목한 것은 글을 대하는 자세였고 단순하지만 명료한 '오리지널리티'라는 단어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그가 뉴욕타임스를 보다 데뷔 당시의 비틀즈에 관한 평을 보고 이 정의를 떠올렸다 한다. 음악이든 문학이든 어떤 분야든 적용될 수 있는 정의가 아닐까.


또 소설을 쓸 때 그 캐릭터가 되어 아주 깊숙한 곳에 오래도록 감춰졌던 감각을 문장의 힘으로 멋지게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소설가만이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라는 말 공감 간다.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구현하는 것, 그리고 단 한 사람에게라도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글쟁이로서 공감 가는 말이다.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겪는 세간의 상반된 평과 갖은 뒷담화에 그만의 중심으로 초연해져 있었다. '내가 즐기기 위해서 쓴다'는 기본자세와 글을 쓰는 작가가 즐거우면 반드시 즐겁게 읽어주는 독자가 있으리라는 믿음. 그 사람들과 멋지게, 깊숙이 서로 마음이 통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확신까지. 자기중심을 지키면 흔들릴 일이 없다는 진리를 건네준다. 실로 멋진 작가다, 쿨하디 쿨한.




_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저, 양윤옥 역, 현대문학,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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