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이 신호를 보내온다

by 오명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그냥 걷고 싶어서,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왼쪽 무릎에 이상 신호가 생겼다.


아이가 어렸을 때 내 무릎으로 쾅-하고 주저앉은 적이 있는데, 그때 연골에 문제가 생겼다. 그 후 2달간 침과 물리치료를 하고 괜찮았는데, 몇 년 전 버스에 오르다가 으득-하는 소리와 함께 아파서 걷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다시 나빠졌다. 조금만 오래 걸어도 무릎이 아프고, 무릎이 안 좋으니 허리가 몸을 지탱하려 무리를 하면서 허리가 안 좋아지고, 몸의 균형이 흔들리니 척추와 어깨까지 연쇄적으로 안 좋아졌다. 그야말로 관절의 총체적 난국!


신경외과 선생님은 무릎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으로 주변 근육을 키우라고 했다. 근데 계단은 안 되고, 뛰어도 안 되고, 너무 오래 서서 강의를 하거나 무리하게 걸어서도 안 된단다.

“운동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삐죽 올라오는 마음의 소리를 누르고, 무릎 보호대를 하고 1시간 이내로 걷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왼쪽 무릎이 안 좋아진 후 비가 오거나 오래 서서 강의를 한 뒷날엔 여지없이 무릎이 신호를 보내온다. 아파!! 라고.

척추와 관절의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나처럼 책상에 앉아서 오래 작업을 하는 직업, 서서 강의를 하는 강사,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육아 노동자 등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아이의 돌봄 선생님이 ‘40대 이후엔 뼈를 안 다치게 조심해야 돼요.’라는 말을 하셨었다. 마흔 살 코 앞에 출산을 한 나는 더 조심해야 된다고 했다. 그때는 흘려들었는데 막상 무릎이 안 좋아지고 나니 실감하게 된다.


40대 이후엔 관절이 말썽인데 다쳐도 회복이 잘 안 되고, 노년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무릎은 그래도 양반이다. 엉치뼈나 척추 쪽을 다치게 되면 심한 경우 와상생활을 해야할 수도 있다.


척추 건강이 안 좋아지면 외부활동은 물론이고 여행이나 일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쉽다. 괜히 강행했다 다치면 병원비가 더 드니 과욕을 부리지 말고 적당히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다.


척추는 건강할 때부터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의자에 앉아서 작업을 하더라도 중간중간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적당한 걷기와 허벅지 운동을 통해 무릎 주변의 근육을 키워 주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실내화나 양말을 신으면 관절에 무리가 덜 갈 수 있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좌식생활보다는 침대나 의자, 소파에 앉아서 활동을 하는 게 더 낫다.


무릎이 안 좋아진 후 관절에 대해 준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알게 되었지만, 별로 좋지 않다. 관절이 신호를 보내오기 전에 건강할 때 잘 관리하는 게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