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신건강은 안녕한가요?

by 오명화

최근 몇 년 사이 의욕이 저하되는 걸 느낀다. 지난 2년간의 일기를 훑어보니, 우울하다, 피곤하다, 의욕이 없다는 문장이 반복되었다. 여자는 생리주기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오르락내리락한다. PMS기간이 되면 만사가 귀찮아지고, 부정적인 에너지에 휩싸여 상황을 안 좋게 바라보게 된다. 괜히 남편이 미워지고 결혼생활에 후회가 들고 그런다.


갱년기는 ‘마음의 우울증’이라고도 불리며, 남녀 모두가 겪는다. 자기 자신보다 가족, 자식, 배우자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쓴 사람일수록 더 지독하게 갱년기를 앓는 것 같다.

이제 늙어가는 일만 남았는데, ‘내 인생은 뭔가?’, ‘볼품없는 이 상태로 늙는다고?’ 억울한 마음이 들고, 그 감정의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가까운 사람에게서 핑계를 찾고 감정의 화살을 날리게 된다. 나에 대한 불만족이 엉뚱한 곳으로 영향을 미친다.


갱년기가 되면 가장 먼저 육체적인 변화가 확연하다. 피부에 주름이 늘고, 생리가 불규칙해지다가 사라진다. 색소침착으로 몸에 점이 많아지고, 여성호르몬이 줄어들어 머리가 빠지고 피부도 푸석해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마음의 우울감이다.


우리 외할머니와 엄마는 마흔여덟 살쯤 완경을 맞았다고 한다. 자궁은 대체로 엄마를 닮는다고 하니 나도 그즈음이 될 것이고, 그 기준으로 생각하면 나는 정말 갱년기에 접어든 셈이다. 갱년기가 가까워지며 생리불순, 성욕감소, 체모도 흰머리처럼 쇤다는 걸 난생처음 알았다. 이런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마음의 우울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갱년기는 곧 늙음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해 평소에 관심사에 대하여 깊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3학년에 편입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과 과제라는 긴장감 있는 상황도 겪으니, 확실히 일상에 변화가 생겨났다. Zoom으로 단체 화상강의도 진행하는데, 나보다 연배가 있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서 오히려 자극이 되었다. 첫 학기에 성적우수장학금도 받았다. 엄청난 도전은 아니라도 작은 성취를 반복하는 것이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노화가 시작된 몸에 집중하지 않고, 지적인 활동이나 다른 것에 자극을 받으니 우울감이 줄어든다. 만약 갱년기 우울감이 심하다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심리상담이나 명상, 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특히 배우자나 자식, 주변에 갱년기 우울증이라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노화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고 절대로 창피한 게 아니니까. 주변에 알려야 이해도 받고, 힘들 땐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살림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내 마음을 모른다. 대놓고 말해도 배려받기 힘든 세상이다. 가까운 가족, 같이 사는 배우자나 자식에겐 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관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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