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개천절이었다.

2024 김제새만금지평선마라톤 10km

by 오현준

“S야 나 너무 떨려. 완주할 수 있을까?”

“그럼요. 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었다. 어쩌다 내가 김제까지 내려와서 이 이른 아침부터 운동장에 모여있는지.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이 사람들이 다 달린다고?’ 이제 겨우 트레드밀 속도 7에서 20분 뛰어볼 수 있게 됐는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싶고. 얄미운 후배 녀석은 옆에서 여유만만하고.


“형님, 같이 마라톤 한번 나가보실래요?”

“오, 좋아. 나 그럼 연습해 봐야겠네.”

“개천절에 김제에서 마라톤 있대요. 쌀도 준다는데 그걸로 접수하시죠.”

설레는 기대감에 러닝화부터 샀다. 10km쯤이야.


“아 죽겠네.”

2km 안내표지판이 옆으로 지나간다. 여기까지다. 첫 마라톤에 2km 뛰었으면 잘 뛴 거라며 나를 달래 본다. 힘들어 죽겠는데 비도 온다. 그 와중에 부모님 뻘 어른들이 옆을 지나간다. ‘아 왜 다 잘 뛰시냐.’ 나만 힘든 것 같아서 씁쓸하다. 다시 마음 다잡고 뛰어본다. 500m도 못 가서 다시 걷는다.


드디어 출발했던 운동장이 눈에 들어온다. 내 앞에 보이는 저 사람보다만 먼저 들어가자. 힘내본다.


“아 살겠네.”

01:13:01. 첫 성적표를 받았다.


한참 일찍 들어와 있던 후배가 완주 축하를 건넨다.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피식. 뭔데. 왜 기분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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