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인대

2025 서울하프마라톤 21.0975km

by 오현준

‘즐겨보자! 카메라만 찾아야지!’

펀런을 다짐했다. 예정된 다른 대회 일정도 많아 이번 대회는 분위기를 즐겨보기로 했다. 만날 때마다 반겨주시는 크루원 Y. 이번 대회에서도 함께 출발선에 섰다. 유독 컨디션이 좋다. 파란 하늘도 눈에 띄고 출발선에 선 내 마음도 날아갈 듯 가볍다.


‘어라?'

시계가 삐빅 알림을 보낸다. 벌써 1km가 지났다고? 4:38. 잠깐만 잘못됐다. 오버페이스로 시작한 레이스다.


‘안돼 속도를 줄여야만 해’

2km 5:04, 3km 4:54, 4km 4:58, 5km 5:00.. 기록이다. 하프를 달려야 하는데 5km 기록을 세웠다. 즐기긴 무슨 모든 대회에 전력을 담아야지! 이대로 가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여의도를 빠져나가는 구간. 어라? 오른쪽 무릎이 뭔가 잘못됐음을 알린다. 시큰거림과 욱신거림 그 사이 처음 겪는 통증이 올라온다. 초반 오버페이스가 원인임이 분명하다. 절뚝이며 일단 레이스를 이어가 본다.


“현준님~ 화이팅”

뒤에서 누군가 쫓아와 나에게 화이팅을 넣어준다. 또 다른 크루원이다. 막막한 마음에 그래도 응원이 닿는다. 멈추지 않는 힘이 되어준다.


메달을 받고 너무 힘들어 주저앉았다. 걷고 뛰고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던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 주로에서 만났던 크루원들이 모인다.


“현준님 괜찮아요? 불편해 보이던데”

“모르겠어요. 중간부터 무릎이 너무 아팠어요.”

숨을 돌리곤 집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무릎이 펴지질 않는다. 장경인대. 러닝 인생에 고비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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