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단상 [斷想]

by 승아


당신 품에 안겨 잠이 들면, 오랫동안 굳어 있던 마음의 매듭이 하나씩 풀려가. 걷다가 문득 내 손을 잡아줄 때면, 마치 세상 앞에서 다시 강해질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하는 기분이 들어. 그리고 당신이 보조개를 드러내며 웃어줄 때면, 이렇게까지 편안해져도 되는 걸까 싶을 만큼 마음이 따듯해져.


당신, 혹시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 알아? 나는 가끔 당신이 그 이야기 속 베이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했어. 바람과 비에 흔들리면서도 끝끝내 떨어지지 않던 그 한 장의 잎새처럼, 나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주는 단단한 존재였으면 하고. 어쩌면 나는 당신을 이미 내 삶의 마지막 잎새라고 믿고 있었는지도 몰라.


사랑이 두려운 내가 참 이상하게도 당신 앞에서는 그런 두려움이 조금은 풀어졌어. 그래서 나는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결심했어. 이제는 당신을 마지막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해 보겠다고. 꼭 붙잡는 마음보다, 편안히 건네는 마음으로. 하지만 사실 두 번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은 절실함이 숨어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나의 남은 따뜻함을 걸어보려 해. 언젠가 이 마음도 바람에 흩어질지 몰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믿고, 기대고, 사랑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어. 당신을 사랑해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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