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단상 [斷想]

by 승아


1. 같이 다니던 미용실을 옮겨봐도, 수천 장 사진 속에 숨어있는 흔적을 스칠 때면, 누워있는데 느닷없이 들어온 햇살에 눈이 감길 때도 생각이 났어. 술과 사람에게 웃음을 고집하고 응급실에는 밥 먹듯이 갔어. 두 번의 사계절이 지나서야 희미해져 가. 그때 느낀 감정은 이제 없을 거야. 눈 내리는 거리에서 붕어빵을 사 먹은 날이나 함께 만든 요리가 정말 많아서. 어쩌면 너를 사랑했던 것만큼 그 무엇도 사랑하지 못할 거야.


2. 잊으려고 잊은 게 아니었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나 봐. 지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하루를 과거로 보내고 계절에 추억이 쌓이더니 당신의 잔상조차 사라졌어. 결국 이럴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아파볼걸. 당신을 더 생각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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