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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May 22. 2023

파도의 일생

행복은 노력 이전에 선택의 문제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에 가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강남역으로 가는 길을 탐색해서 그 길로 가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인생을 산다는 것은 노력 이전에 선택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자기를 스스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자신의 선택의 영역이고, 행복은 믿음의 영역이기에 행복은 선택의 문제인 것입니다. 

자기 가치부여능력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능력이지만, 이 능력을 얻는 것은 노력 이전에 선택의 문제입니다. 


즉, 다른 능력과 달리 갈고닦아야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닌, 내가 선택만 하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자신이 '지금 여기 있음, 즉 존재함'으로 인해 만족감을 느끼시는 분이 계신가요? 아마 굉장히 드물게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건, 아마도 자신이 있는 그대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믿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왜 믿지 못하는 걸까요? 그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어떤 관념 때문일 것입니다. 사회나 미디어로부터 누군가보다 더 뛰어나야 하고, 남보다 더 잘 나가야 한다는 관념(“지금 성적에 따라서 미래의 삶이 결정된다는 등의 관념들 “)을 주입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 어렸을 때부터 부모로부터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 공부도 못하면서, 집에서 게임만 해서 뭐가 될래? 다른 집 아들들은 공부들 잘도 다하던데 너 때문에 내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어 정말’이라며 사랑보다 비교와 결핍을 주입받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꼭 뭔가를 잘해야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결국 그런 관념이 뿌리 깊게 우리 내면에 박혀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의: 부모 역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결핍을 물려받거나 주입받았기에 힘들게 살고 있는 한 불행한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원망이 아닌 감사와 연민의 마음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존재론적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우리에게는 ‘나의 자아는 이미 실현되었다’고 정하면 되는 쉬운 길이 있습니다. 즉,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가치가 이미 우주만큼 크다고 믿으면 궁극의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간단한 것을 하기 어려워합니다. 여러분은 존재 자체만으로 우주만큼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이 우주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실 그 자체로 우주입니다. 모든 사람이 개별적인 존재가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한 몸입니다. 한 명 한 명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가 나타난 모습입니다. 이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 저는 파도의 일생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아기 파도가 태어났습니다. 아기 파도는 신기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시원한 바람, 지나가는 갈매기, 내 몸속에서 가끔씩 느껴지는 공기방울들, 저 발아래 보이는 바다생물들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매일 다른 파도 친구들과 놀면서 세상을 탐구해 나가는 재미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부모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더 큰 파도가 되어라! 훌륭한 파도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단다. 다른 파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바람을 잘 타는 방법을 배워라. 그래야 지금보다 더 크고 멋진 피도가 될 수 있단다! 더 큰 파도가 되렴” 그래서 파도는 그때부터 더 큰 파도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여차저차 갖은 노력 끝에 파도는 결국 더 큰 파도가 되었습니다. 이제 바다 위 갈매기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멸치 떼들을 품을 수 도 있었고, 더 멀리에 있는 섬까지 희미하게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공기방울들로 자신의 몸을 하얗게 채울 수도 있었습니다. 파도는 이제 예전의 아기 파도가 아니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 생각했습니다. 파도는 자신은 이제 세상에서 아마 1% 안에 드는 강력한 파도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파도는 갈색과 초록색으로 뒤덮인 거대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섬이었습니다. 파도는 그 섬에 가까워지며 두려워졌습니다. “그 섬에 다다르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이지? 이게 죽는다는 것인가?” 파도는 죽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파도는 그 섬에 다다르게 되었고 수많은 작은 파도로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하얀 거품으로 변하며 사라졌습니다. 파도는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파도는 죽고 나서 굉장한 평온함과 거대한 어떤 고요함을 느꼈습니다. 그제야 파도는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줄곧 바다였구나!” 



아무리 큰 파도라 할지라도 지구 전체에 퍼져있는 바다에 비할 바 못됩니다.

모든 파도는 모두 하나로 연결된 바다의 또 다른 모습일 뿐입니다. 파도의 본질은 어떤 에너지입니다.
어떤 박동하는 에너지가 잠시 모습을 바꾼 것일 뿐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이 우주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의 본질은 어떤 에너지이고 그 에너지의 특정한 투영일 뿐입니다

모든 파도 안에 바다의 특성이 담겨있듯이, 우리 역시 그렇습니다. 우리도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우주의 특성을 가진 끊임없이 변하는 이 우주의 특정한 모습입니다. 

아무리 개인의 성과가 가치 있다 할지라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우주만큼 큰 본질적 가치에는 비할 바가 못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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