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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산 약천사

__ 내가 좋아하는 작은 절

by 슬슬킴
*오늘의 글감!

힘들 때 찾아가는,
좋은 기억으로 가득한,
휴일 오후에 찾아가고 싶은,
당신만의 '그곳'




내가 좋아하는 작은 절 '약천사'는 사계절이 예쁜 심학산 아랫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근처에 심학산이 있다는 걸 알긴 했지만 재작년 까지만 해도 초입에 자리 잡은 음식점만 다녔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고 답답해서 걷기 시작한 1년 전쯤 쿠리랑 심학산에 자주 갔다. 한 바퀴를 돌면 1시간 20분쯤 걸리는 심학산 둘레길 코스는 운동삼아 오르기에 딱 좋다. 오르막이 거의 없는 길도 있어서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에 가깝다.


절은 작지만 불상은 꽤 크다. 약천사에 가서 불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희승이가 유치원 때 '선생님'이라고 말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처음으로 어둠에 쌓인 약천사에 잠시 다녀왔다. 아무도 없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희승이는 금세 뛰어가 불상 앞에 섰고, 나와 쿠리는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나는 감사한 마음에 합장을 했다. 일을 시작해서 몸이 너무 힘들지만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예쁘다. 바쁘게 돌아가는 수업 때문에 아이들을 안아줄 힘도 시간도 없지만 그래도 참 예쁘다. 감사한 일이다.



KakaoTalk_20210310_210535199_04.jpg 아무도 없던 고요한 약천사









작년에 내가 걷기 시작했을 무렵, 약천사는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으로 나를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약천사를 품고 있는 심학산은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줬다. 언제나 고마움뿐인 나의 '그곳'


나는 나의 작은 절에 바라는 것이 없다. 그냥 거기에 있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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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천사에 계신 선생님 (2020년 가을)



IMG_8067.heic 심학산에서 바라본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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