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 우리 엄마
내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그 사람'이
오늘의 글감이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존경하는 사람과 닮고 싶은 사람이 같을 수가 없다. 존경하는 사람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엄마'였고, 닮고 싶은 사람은 딱히 없다. 어릴 때는 닮고 싶은 사람이 몇몇 있었던 것 같다. '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가끔 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존경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고, 닮고 싶은 사람은 없다. 어차피 닮을 수 없고 닮고 싶지도 않다. 다시 태어나면 모를까.ㅋ
그렇다면 오늘의 글감에서 나는 '존경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엄마에 대해 쓰고 싶다.
나는 엄마를 존경한다.
존경 尊敬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함.
공경 恭敬
공손히 받들어 모심.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내가 엄마를 -공손히 받들어 모시지-는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를 존경한다면 공경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딸들은 공부를 시키지 않겠다는 외할아버지 아래서 자랐지만 공부를 잘해서 그 당시 명문여고인 '군산여고'에 들어갔던 엄마, 그 후 대학까지는 안된다고 해서 대학에 가지는 못했지만 엄마는 매우 총명하시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 여동생들은 대학에 갔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엄마가 대학에 갔다면 아빠랑 결혼을 안 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엄마가 고생은 좀 했지만 아빠랑 결혼해서 내가 태어났고, 살아왔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내가 엄마를 존경하는 이유는 총명해서가 아니다. 꽤 힘든 시집살이를 하셨고 아빠를 만나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엄마는 마음이 정말로 단단하시다. 나라면 버틸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드는 삶 속에 우리를 지키셨다. 힘들지만 어디 가서 꿀리지는 않는 삶은 주셨다. 무엇보다 곧은 정신력을 삶의 여기저기에서 엿볼 수 있다.
우리 사 남매가 어느 정도 컸을 때에는 이것저것 꾸준히 배우셨다. 취미로 시작한 서예는 소질이 남달라 지금은 서예가로 활동 중이시다. 기타도 잘 치시고, 오카리나도 연주하신다. 난타도 배우셨고 장구는 꽤 잘 치신다. 뜨개질도 수준급이시고 내가 결혼했을 당시 폐백을 직접 만들어주셨다. 손재주가 남다르셔서 누군가에게 폐백을 부탁받고 만들어주시던 시절도 있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춤도 잘 추신다. 대단히 멋진 여성이다.
나는 엄마를 존경한다. 언제까지 함께일지 모르는 남은 시간 동안 엄마를 공경하고 싶다. 살뜰히 챙겨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