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내 친구 심학산!
‘내가 왜 이런 일에 짜증을 내고 있지?’하면 어김없이 그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고기도 당기고 단것도 당긴다. 진짜로 당긴다. 참 이상하다.
그런 날도 걷고 나면 모든 감정이 정리가 된다. 들뜬 기분은 헐떡이는 숨과 함께 날아간다. 슬프거나 화가 나도 걷다 보면 잠잠해진다. 평지를 걷는 것보다 산속을 걸을 때 더 그렇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산길을 걸으려면 딴생각을 할 수가 없다. 돌부리나 나무에 걸리지 않으려면 나름 집중을 해야 한다. 산새 소리 벌레소리 바람소리를 듣다 보면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나무들의 멋진 모습을 두 눈 가득 담으며 걷다 보면 계속 걷고 싶다.
매일매일 심학산에 가고 싶다. 오전에 심학산에 다니는 꿈을 꾼다. 쿠리와 함께 도전해볼까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10시에는 잠에 들어야 한다. 최소한 11시에는 자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쿠리를 마중 나갔다가 돌아오면 11시고 씻고 어쩌고 하다 보면 12시가 넘는다. 대책을 세워봐야겠다. 마중을 미리 나가서 더 걷다가 되도록 빨리 돌아와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심학산에 가도록 해보자. 6시에만 일어나도 가서 1시간은 걷다가 올 수 있다. 오늘 1시간 코스도 나름 괜찮았다. 새벽의 심학산은 어떨까? 무척 궁금하다.
걷는 게 좋다.
숲 속이 좋다.
땀을 흘리는 게 좋다.
그 무엇보다도 좋다.
지금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