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중 1
하나뿐인 아이의 데이터 사용량 안내 문자가 나에게 온다. 얼마 되지도 않는 데이터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보내준다. 다 쓰고 나면 데이터 사용 속도가 느려지지만 이용할 수는 있다. 문자가 오면 '이 녀석이 밖에서 이동 중에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구나'하고 알 수 있다.
방금 받은 문자를 보니 마음이 싸하다. 언제까지 이런 비슷한 문자나 알림이 나에게 올까. 마냥 어리고 작은 아기였는데 벌써 14살, 중학교 1학년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가 보호자 역할을 해 줄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꿀렁꿀렁-
성인이 된 아이의 모습은 어떨까?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아니 뭐 지금이랑 비슷하겠지. 지금처럼 잘 웃고 가끔 울고 감정 표현을 잘하고 있을 것이다. 하긴 이제 잘 울진 않겠구먼. 중학생이 되고 나서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연애하면서 울게 되려나?
아직도 한참 모자란 엄마, 그런 엄마를 벌써 위로해 주는 14살 아들.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나의 하나뿐인 아이, 그게 너여서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