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어요!
걷는다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지금도 물론 잘 알지는 못하지만 걷는다는 것이 참 좋다는 것만은 알겠다. 예전에는 신랑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걷는 걸 보면서 심심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재미없게 왜 걷냐고 나라면 자전거를 타겠다고 말했다.
"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나무도 구경하고, 풀도 구경하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어."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나는 어떠한가. 한 달이 넘게 거의 매일 걷고 있다. 매번 보는 나무를 한참을 바라보고 그날그날 다른 하늘과 구름, 길에 피어있는 수많은 풀과 꽃, 그리고 각자의 이유로 걷고 있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같은 길로 가도 매일이 다르다. 조금 심심하다고 느껴질 때에는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새롭다.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었다니.. 뭐든 해보고 나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기분이 참 좋다.
어제는 왕복 2시간을 걸어서 피부과에 다녀왔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차로 5분 거리도 걷는다고 생각하면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거리는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 두 다리가 튼튼해서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올해 들어 건강해지려고 시작한 걷기지만 이렇게 거의 매일 걷기는 어른이 된 후 처음이다. 이제 걷지 않으면 할 일을 다 하지 않은 느낌이다.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걷는 것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나에게 아직은 힘들지만 말이다.
언젠가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는 내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침형 인간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걷는 걸 너무나 사랑하게 된 나는 언젠가 아침형 인간이 되어있을지 모를 일이다.
매일 걷고 있는 내 삶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1년 후, 5년 후, 10년 후가 기대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