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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Aug 14. 2021

솔직하게 표현하는 마음

_ 나는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

결혼 전에 미술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아이들을 봐주었는데, 3학년이지만 아직 매우 순수한.. 누군가는 ADHD라 하고.. 누군가는 발달장애라 말했다. 대다수의 아이들과 조금은 다르게 아직 순수한 마음이 남아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했다. 집중력도 매우 떨어지고, 실없는 농담이나 장난도 자주 했다.


모든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작업을 봐주고 있었지만, 특히 그 아이와는 더 많이 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이해할 수 없는 질문에도 대답을 했고, 농담을 했는데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다른 아이들의 머리도 쓰다듬어 주었지만, 그 아이의 머리를 더 자주 쓰다듬어 주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채색하는 그 아이의 그림 스타일이 매우 좋아서 솔직하게 맘에 든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하듯이 대하면서, 한번 말해서는 소통이 안되니 여러 번 반복해준 것 말고는.. 특별히 잘해준 게 없다.


어느 날, 다른 아이를 봐주다가 그 아이가 “안녕하세요~”하길래 “00야 왔어~”하며 그 아이가 있는 쪽으로 갔는데, "선생님, 오랜만이에요~~"라며 달려오며 와락 안겼다. 조금 놀랐지만, 나도 바로 와락 안아주며 자리에 앉혔고, 원장은 그 아이의 그런 모습을 처음 봤는지 놀란 눈으로 우리 쪽을 한참 바라봤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와락 안기던 그 느낌과 상황이 다시 생각나면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순수한 마음인 것일까? 순수한 마음이란 무엇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 아이의 행동에서 순수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많은 형태의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 '힘들다고, 보고 싶었다고, 나를  안아달라고, 위로받고 싶다고...'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거나 괜찮다고 거짓말하지 않고,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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