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일로 하루 열기!
많이 읽지는 않아도 책을 읽는 게 너무 재미있다. 따뜻한 물 한잔 마시면서 책 읽을 생각을 하면 빨리 일어나고 싶어 진다.
프리랜서라고 하기에 벌이가 거의 없어서 조금 부끄럽지만, 어쨌든 나는 프리랜서다. 더 이상 누워만 있는 게 싫어서 시작한 걷기! 그렇게 곰실곰실 시작한 습관 만들기가 이른 아침에 나를 깨운다.
오전 내내 침대에서 뒹굴던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겠다고 앉아있게 된 건 올해 들어 갑자기 시작된 일이 아니다. 변화하고 싶어서 시작된 내 발걸음은 법륜스님이 이끄시는 정토회로 향했고,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불교를 접하게 되었다. 2016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우연히 알게 되어 팟캐스트로 듣기 시작했고, 그 많은 걸 몇 달 만에 전부 다 들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2017년에는 1년 코스인 불교대학에 등록했다. 그때만 해도 일주일에 단한 번뿐인 수업도 힘든 나였다. 정말 겨우 겨우 졸업을 했다. 다음 해 경전반에도 등록은 했지만 중간에 그만두었다. 금강경을 배우는데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불교대학도 겨우 졸업했기에 처음부터 다시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
아무튼, 나는 변하고 싶었고 변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에 코로나가 터졌고 준비한 일이 어그러지고 주저앉았다. 우울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나는 이렇게 운이 없을까 생각하며 울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뛰쳐나가 걷기 시작한 게 올해 3월 말쯤이다. 그냥 걸었다. 걸으니 살 것 같았다.
그렇게 걷기를 시작하고, 길었던 장마 동안 걷는 걸 잠시 멈추고 있던 때에 운 좋게 인스타그램 친구가 <100일 습관 인증 모임> 멤버를 모집한다기에 참여했다. 9월 15일에 시작한 인증 모임은 12월 23일에 100일을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주말에 몇 번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걸었다. 못 걸으면 실내 싸이클로 운동을 대신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습관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었고 나는 글쓰기를 추가했다.
누군가와 함께 습관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분명한 힘이 있다. <100일 습관 인증 모임> 단톡 방에서 한 달쯤 인증을 하며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습관 만들기에 관련된 책들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고, 그렇게 <스몰스텝> 단톡방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박요철 작가가 쓴 <스몰스텝>을 읽기도 전에 여러 가지 습관 인증방에 들어가서 인증을 시작했다.
내가 주로 참여하는 습관은 하루 두쪽 읽기, 하루 한잔 차 마시기, 많이 걷고 적게 먹기, 세줄 일기 쓰기, 하루 한 개 그림 그리기, 글쓰기이다. 단톡 방에 각자 인증을 하고 담소도 나눈다. 더 세분화되어 습관을 만들고 있는 방이 매우 많다. 열심히 인증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모습이 참 예쁘다. 귀엽다.
그제부터 이렇게 지내고 있는 나를 보고 경전반에서 잠시 만났던 분이 "어쩌다 이렇게 바른 삶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단시간에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변하고 싶었고 조금씩 변했다. 여전히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큰 목표가 있어 이루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 40년을 대체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살았으니 남은 인생은 내 삶에 집중하고 싶어 졌다. 워낙에 싫은 건 안 하고 좋아하는 건 알아서 척척한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고 싶다. 하루가 내 인생의 전부이고, 지금만이 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