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슬킴 Dec 30. 2020

하루의 시작

가장 좋아하는 일로 하루 열기!





따뜻한 물과 책 읽기로 시작하는 하루!




많이 읽지는 않아도 책을 읽는 게 너무 재미있다. 따뜻한 물 한잔 마시면서 책 읽을 생각을 하면 빨리 일어나고 싶어 진다.


프리랜서라고 하기에 벌이가 거의 없어서 조금 부끄럽지만, 어쨌든 나는 프리랜서다. 더 이상 누워만 있는 게 싫어서 시작한 걷기! 그렇게 곰실곰실 시작한 습관 만들기가 이른 아침에 나를 깨운다.


오늘 아침 창밖 풍경. 매일 이렇지는 않으니 사진으로 남겨본다.



 오전 내내 침대에서 뒹굴던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겠다고 앉아있게 된 건 올해 들어 갑자기 시작된 일이 아니다. 변화하고 싶어서 시작된 내 발걸음은 법륜스님이 이끄시는 정토회로 향했고,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불교를 접하게 되었다. 2016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우연히 알게 되어 팟캐스트로 듣기 시작했고, 그 많은 걸 몇 달 만에 전부 다 들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2017년에는 1년 코스인 불교대학에 등록했다. 그때만 해도 일주일에 단한 번뿐인 수업도 힘든 나였다. 정말 겨우 겨우 졸업을 했다. 다음 해 경전반에도 등록은 했지만 중간에 그만두었다. 금강경을 배우는데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불교대학도 겨우 졸업했기에 처음부터 다시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


아무튼, 나는 변하고 싶었고 변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에 코로나가 터졌고 준비한 일이 어그러지고 주저앉았다. 우울하게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왜 나는 이렇게 운이 없을까 생각하며 울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뛰쳐나가 걷기 시작한 게 올해 3월 말쯤이다. 그냥 걸었다. 걸으니 살 것 같았다.



그렇게 걷기를 시작하고, 길었던 장마 동안 걷는 걸 잠시 멈추고 있던 때에 운 좋게 인스타그램 친구가 <100일 습관 인증 모임> 멤버를 모집한다기에 참여했다. 9월 15일에 시작한 인증 모임은 12월 23일에 100일을 마지막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주말에 몇 번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걸었다. 못 걸으면 실내 싸이클로 운동을 대신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 습관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었고 나는 글쓰기를 추가했다.


누군가와 함께 습관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분명한 힘이 있다.  <100일 습관 인증 모임>  단톡 방에서 한 달쯤 인증을 하며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습관 만들기에 관련된 책들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고, 그렇게 <스몰스텝> 단톡방을 만나게 된 것이다. 박요철 작가가 쓴  <스몰스텝>을 읽기도 전에 여러 가지 습관 인증방에 들어가서 인증을 시작했다.


내가 주로 참여하는 습관은 하루 두쪽 읽기, 하루 한잔 차 마시기, 많이 걷고 적게 먹기, 세줄 일기 쓰기, 하루 한 개 그림 그리기, 글쓰기이다. 단톡 방에 각자 인증을 하고 담소도 나눈다. 더 세분화되어 습관을 만들고 있는 방이 매우 많다. 열심히 인증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모습이 참 예쁘다. 귀엽다.



그래! 슬한아.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ㅋ



그제부터 이렇게 지내고 있는 나를 보고 경전반에서 잠시 만났던 분이 "어쩌다 이렇게 바른 삶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단시간에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변하고 싶었고 조금씩 변했다. 여전히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큰 목표가 있어 이루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 40년을 대체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살았으니 남은 인생은 내 삶에 집중하고 싶어 졌다. 워낙에 싫은 건 안 하고 좋아하는 건 알아서 척척한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고 싶다. 하루가 내 인생의 전부이고, 지금만이 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