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슬킴 Jan 05. 2021

그림 그리기, 글쓰기, 걷기

고수가 되고 싶은 하수

그림은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글은 나를 강인하게 만든다.

걷기는 이 두 가지를 즐겁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글을 쓰며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글쓰기 왕초보는 마음속의 비평가를 잠시 재우는 중이다. 글을 쓴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누가 읽든 말든 상관이 없다. 그냥 내 생각을 쓰고, 상황을 묘사하는 게 재미있다. 거의 매일 글을 쓴지도 3달이 되어간다.




그림을 그린 지는 10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 그림책 작업을 두 번 했고, 이런저런 잡일을 몇 번 했다. 경력으로 치자면 초보지만 내 스타일에 자신감이 있다. 예컨대 이젠 남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어차피 잘 그리는 그림을 그리고 있지도 않아서 내 스타일대로 그림을 그리는 건 할만하다. 그림 부분에 있어서는 고수 바로 아래쯤이라고 해두자.


걷기는 아직 1년이 채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 열심히 걸었다. 작년 장마 때 빼고는 거의 매일 걸었으니까. 아직 하루 종일 걷기에 도전은 못해봤지만, 걷기 부분에선 중수 바로 아래쯤이라고 하고 싶다. (등산이랑 다름. 등산은 하수)


하면 글쓰기 부분은 어떠한가. 하수 중에 하수, 입문, 초급, 글린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에서 단 하나 자신이 있는 건 어릴 때부터 편지 쓰기를 무척 좋아해서 편지 쓰기 경력이 15년 정도는 되는데, 그래서인지 글을 쓰는 게 어렵지는 않다. 실력과 그것을 대하는 부담감은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므로.


희승이와 나무늘보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이 많이 치유되었다. 나와의 시간에 빠져 지내고 나니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희미해졌다. 나는 그림으로 서서히 강해졌다.


걷는다는 건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의도하지 않아도 사색을 하게 되고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지만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나에게 운동이 되고는 있지만 설명하기 힘든 에너지를 얻는다. 체력이 좋아지면 산에도 자주 가고 싶다.



글쓰기를 하면서는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강인해짐을 느낀다. 단기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놀랍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림과 걷기로 단련이 되는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못난 나를 어여삐 여겨주며, 그 따듯한 시선으로 남들도 바라보게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엊그제 찍은 내 책상,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상상놀이를 한다.


오늘도 나는 걸었다. 이제 바다를 보는 것 만큼 좋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야 할 일은 걷고, 그리고, 쓰는 게 아닐까.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어도 놓지 말고 계속해나가야 할 일들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뭐, 좋으면 계속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눈빛으로 전하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