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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Jan 07. 2021

네 멋대로 해라!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그게 서로 맞으면 좋은 거고 아님 말고.



가끔 다른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인지 나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은 그렇다. 다행스럽게도 잠깐 부럽다가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난 나대로 간다-는 마음으로 돌아온다. 주제 파악을 잘하고 사는 요즘이다.


어라? 4시에 일어나?
어라? 책을 한 달에 몇십 권을 읽어?
어라? 매주 산에 간다고?
아 나도 4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 아냐?
나도 다독하고 싶다.
나도 맨날 산에 가고 싶다. 


그렇게 하지도 않을 거고 못할걸 알면서도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그나마 '어라? 명품백이네? 어라? 보톡스?' 이런 쪽이 아니어서 참말로 다행이다. 뭐 그렇다 해도 돈이 없어서 그쪽은 쳐다도 안보는 거겠지. 하하하.





다른 모양 다른 색깔, 우리는 다 달라!       (쿠리 그림_마음대로 사용해서 죄송 쿠리) *쿠리(신랑)






뭐든지 그냥 나답게 가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얼굴 생김새부터가 전부 다른데 복잡 미묘하고 오묘한 삶이 어찌 똑같을 수 있겠는가. 


물론 일찍 일어나고 책을 사랑하며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건 중요하다. 그렇지만 자신의 보폭대로 가는 게 본인에게 좋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도 편안하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아이들하고의 비교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그걸 알면 다행인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모래사장의 모래들을 현미경으로 보면 그 생김새가 각기 다르다. 멀리서 보면 그냥 수많은 모래알이지만 모두 다른 시간을 보내다가 그곳에서 만났을 것이다. 밤하늘의 별은 또 어떠한가. 살아낸 세월도 모양도 다 다르다.


사람이라서 잠깐 부러움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절대 거기에 생각을 집중시키면 안 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나를 알아가는 게 아닐까. 세상이 중요하다고 떠들어대는 것들이 나와 맞지 않다면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된다.


그러다가 나와 보폭이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면 인생에 있어 큰 행운이다. 그게 가족이든 배우자든 동료든 친구든 보폭이 비슷하여 같이 삶을 살아가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보폭이 딱 맞지 않아도 서로 맞춰갈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좋다. 


한 사람이 서둘러 앞서가면 뒤따라 가는 사람의 마음은 불안하다. 앞서가는 사람은 느리게 걷는 사람이 못마땅하다. 그 차이가 크다면 굳이 곁에 두며 서로 괴로워하지 말자.



쿠리가 그린 우리 가족. 우린 조금은 다르지만 보폭을 맞추어 갈 줄 알지!




사랑이라는 게 그런 건가 봐. 각자의 느린 부분을 조금 견뎌주는 것. 기다려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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