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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Mar 28. 2021

가족이라는 토양 『미나리』리뷰

한마디 : 어디서든 잘 자랄 수 있어, 가족이라는 토양이 있다면

두 마디 : 가슴 먹먹한 가족 이야기

이미지 : 토양


미나리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줘
-영화 속 할머니의 대사



화제작 미나리를 보았다.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지루함 없이 웃고 울며 즐겁게 보았다.

드라마, 다큐를 좋아하시는 분들, 성장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포주의 - 영화내용이 일부 있어요~)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할머니와 아이의 관계였다. 할머니는 일반적인 할머니 같지 않다. 데이빗도 계속 그랜마 같지 않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마운틴 듀를 좋아하고, 심장이 좋지 않은 데이빗을 부모님이 뛰지 못하게 할 때도, 뛰어보라고 말한다. 할머니들이 과잉보호를 하지 않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난 유쾌한 할머니라 재미있었다. 할머니는 어디서든 잘 자라나는 ‘미나리’처럼, 심장이 약한 데이빗이 잘 자라날 수 있게 너는 강하다고 말해준다. 이들 가족이 미국에서 적응하여 잘 살아갈 수 있는데 할머니는 큰 힘이 되어준다.


한예리와 스티븐연의 엄마 아빠 역할은, 우리 부모님을 떠올리게 했다. 농사를 하고 싶은 스티븐 연과,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과 도시에서의 삶을 원하는 한예리를 보며. 둘 다의 심경이 이해가 돼서 안타까웠다. 부부로 산다는 건 그런 매 순간의 결정에서 서로 협의를 통해서 가야 하는데 둘 다 서로에게 중요한 부분이라 이들 부부는 많이 싸운다. 나는 스티븐연이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족만큼 중요한 것도 꿈이기에 마냥 비난을 할 수는 없었다. 보는 내내 평소 장사를 하고 싶어 하고, 시골에 가서 살고 싶어 하시던 아버지와, 도시 생활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떠올랐다.

얼마 전, <비밀의 정원> 이란 소설을 읽었을 때 주인공 동구의 이야기가 짠하고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많이 났었다. 그것처럼 <미나리>를 볼 때도 가슴 절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특히 아이가 주인공인 경우 마음의 울림을 더 느낀다. 먼저, 어린 시절을 지나왔기에 지난 시절에 느낀 기쁨과 아픔들이 떠올라 공감이 되는 것 같다. 아울러 가장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처하는 가난, 질병, 역경 등을 맞는 모습이 인상 깊다. 아이는 잘 모르며 순진무구하게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당황하면서도 극복, 아니 그저 지나치는 과정들을 겪는다. 아이들이 그렇게 커가는 모습이 내게는 인상 깊다.


이민자들이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는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웃고 울며 감동적으로 본 영화다. 지루함 없이 먹먹하고 아름답게 봤다.

원더풀 미나리처럼 담백하고도 건강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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