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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Sep 03. 2023

시간관리와 판단력_정시퇴근과 방탈출의 공통점

방탈출의 효능: 갇히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말이 길어지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저 팀장님, 혹시 이거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건 저한테 물어보지 마시고 다른 팀에 물어보시면 돼요. 아 그런데 부대리 내가 지난번에 요청한 거 있잖아요.”


 전화로 타 부서 팀장님과 통화를 하다가, 자리로 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셔서 미팅까지 하게 되었다. 미팅이 끝나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하지만 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새로운 일만 잔뜩 받아왔다. 피곤했다. 일이 많아지다 보니 야근을 했다. 다음날 동료와 이야기를 하면서 야근을 했다고 했는데 그분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분이랑은 길게 통화하지 마세요. 그냥 메일 보내시고 마세요.”

“오 그러게요 꿀팁 감사해요.”

“그리고 다음번에는 미팅 가셨을 때, 그분의 말이 길어지면 저에게 카톡으로 당근을 보내주세요. 전화해 드릴게요.  



사회생활에서 어떤 문제는 굉장히 빨리 풀려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시간 배분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이 문제에 시간을 얼마나 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긴 미팅'을 해결할 수 있었던 방법은 '당근'으로 야근을 막는 것이었다.




방탈출 = 시간 관리



 방탈출을 할 때 시간관리는 필수다. 60분에서 80분 정도 되는 시간 안에, 보통 4개에서 5개 되는 방이 있다. 그리고 20개~40개가량의 문제가 있다. (물론 어떤 테마냐에 따라 다르다.) 때문에 한 문제를 2~3분이나 늦더라도 5분 안에 풀어야 한다. 물론 쉽게 풀리는 문제가 있고, 어렵게 풀리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난이도도 문제마다 다르기 때문에, 남은 시간과 남은 문제의 수를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방이 열리고,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려 있을 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시간관리가 중요한 게임이니 만큼, 방탈출을 할 때는 남은 시간을 알 수 있는 타이머를 준다. 목걸이나,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머를 들고 몇 분 정도 남았는지 볼 수 있다. 시간을 보면서 이를 계산하면서 푼다. 방탈출을 안내해 주는 아르바이트생이 타이머를 내 목에 걸어주면, 나는 그것을 빼서 다른 사람의 목에 걸어준다. 시간을 보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 타이머를 쓸데없이, 너무 자주 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관리와 살짝 샌 내용이지만 방탈출을 하면서, 이렇게 과제에 집착하는 내 습성도 더불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배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느끼게 되었다.

 



나가고 싶으면 힌트를 쓰세요.

 


“빨리 힌트 씁시다.”


역시 우리보다 판단이 빠른 친구의 결단이다. 방탈출을 하면서 가급적 힌트를 쓰지 않고 나가는 게 좋기는 하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힌트를 써서라도 결말을 봐야 한다. 방탈출에서는 진행률이 70% 이상 되지 않으면, 결말을 보지 못하는 곳이 있다. 그래서 “힌트를 좀 쓰시더라도 결말 보는 걸 추천드려요.”라고 말해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언제 힌트를 쓸 것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문제를 풀 때도 판단력이 중요하다. 나는 문제를 풀고, 다른 친구는 자물쇠를 돌릴 수도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거 같은데..?라고 생각하면 대담하게 얘기해 보기도 해야 한다. 사람이 많아서 특정 문제는 내가 뒤로 빠져야 할 수도 있다. 그런 매 순간의 판단이 중요하다. 판단력이 합쳐져서 문제 풀이가 되고, 시간 배분이 된다.



정시탈출을 위해선 시간 안배가 필수



“그분 원래 좀 말이 좀 길잖아요. 그 분과 얘기하지 마시고, 그냥 메일로 소통하세요.”


시간 내 나가야만 하는 방탈출처럼, 6시 땡! 정시퇴근도 회사원의 과제다. 하지만 업무가 많아질수록 그게 더 힘들다. 그래서 판단력과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내 업무 외에도 ‘타인’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대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얼마나 걸릴지 판단을 해서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고 말이다. 체력적 한계나 잡생각으로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빨리 끝낼 수 있는 다른 업무를 했다. 방탈출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다행(?) 히도 사회생활은 순차적으로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방탈출을 하면서 시간관리와 판단력이 조금 늘었다. 문제를 봐도 답이 떠오르지 않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 힌트를 써야 한다. 그것처럼, 빠른 회사 탈출을 위해서 때로 ‘당근’도 흔들고, 시간 안배도 잘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방탈출처럼 ‘힌트’로 ‘정답’이 바로 나올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오래 걸리는 일들이 순식간에 해결될 테니까. 하지만 현실에는 정답이 없기에 빠른 탈출을 위해 내 주변의 힌트를 찾아보고 시간 배분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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