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예전에 인사동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일이 계속 생각난다.
오전 10시 30분이 출근이어서 그 시간에 가 있으면 15분 정도를 기다려야 사장님 두 분이 멀리서 어기적 걸어왔다. 그때 동안 나는 바로 맞은 편 '똥방 사람들'에게서 똥방 한 두개와 핫초코를 얻어 먹어 먹으면서 짧은 담소를 나누는 것이다.
인사동 쌈지길 뒷편의 작은 길에는 식당 여러 곳이 나란히 놓여있다. 사람들이 꽤 많이 걸어다니는데 사실 관심갖고 보지 않으면 어떤 가게가 사라지고 어떤 가게가 새로 생기는지 모른다. 그 동네에 살거나, 그보다는 거기서 일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내 눈에는 아직도 보인다.
인사동을 갈 때마다, 쌈지길을 갈 때마다 뭐가 달라졌는지 눈에 보인다.
내가 일하던 곳은 2년 전 정도에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 간 것이 올해 중순이다.
'똥빵'이 쌈지길 1층에서 4층으로 올라갔다. 꽤 큰 부지, 눈에 가장 잘 띠는 곳에 있던 그 가게가 사라졌으니 눈에 바로 들어올 수밖에.
여느 때처럼 똥빵을 사먹었다. 여름이었다. 내가 알던 얼굴들 중 두 분만 여기에 이제 있다.
인사동은 이렇게 스리슬쩍 변해버린다. 아는 사람만 알게.
4년 전 그 겨울의 인사동, 쌈지길 뒷편.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힘들기도 힘들고 그랬는데
계속 생각난다.
증기가 부엌에서 흘러나오고, 가게 안에서는 하루 종일 7080 노래들이 쏟아진다.
신촌블루스, 세월이 가면, 김광석 별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