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매거진 - 서비스 기획자 편
누가 제 구독 서비스 좀 관리 해주세요!
며칠 전 느닷없는 해외결제 문자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최근에 아마존으로 물건을 산 기억이 없는데 문자에 ’15.39달러 Amazon.com’이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아마존 앱을 열어 주문 내역을 한바탕 훑고 나서야, 일주일 전에 가입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의 무료체험 기간이 고작 7일이었단 사실이 떠올랐다. 방심한 사이에 한 달치 결제분을 제멋대로 긁어가다니. 정기결제로 이용하는 서비스가 한둘이 아니다 보니, 이렇게 문자 알림에 당황하는 일이 분기에 한두 번씩은 꼭 생긴다.
요즘은 가계부앱에서 통장정보, 보험정보, 심지어 건강검진결과까지 스크랩해오던데, *다달이 결제되는 구독 내역도 한꺼번에 불러와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바야흐로 구독의 시대 아닌가. 음원・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예사고, 하물며 버거킹도 월 4,700원에 정기구독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구독경제”가 내 소비를 통째로 삼킬 날이 머지 않았다면,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을까.
-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3개 (넷플릭스, 왓챠, 프라임비디오)
-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2개 (유튜브 프리미엄, 바이브)
-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 2개 (요기요 슈퍼클럽, 네이버 멤버십)
- 기타 정기결제 서비스 5개 (드롭박스, 어도비, VPN, 음악 작업용 가상악기 등)
현재 유료 구독 중인 서비스가 무려 12개나 되는 걸 이 글을 쓰며 처음 알았다. 시나브로 빠져나가는 돈이라 몰랐는데, 모아보니 꽤 큰 금액이다. 구독 관리 서비스가 생긴다면 첫째로 원하는 기능은 *구독 가계부*다. 내 지출에서 구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낭비다 싶은 구독은 선별해 해지할 수 있는. 개별 서비스의 사용량과 결제금액을 비교해 해지를 권하거나 서비스 이용습관에 부합하는 결제조건을 제안해줘도 유용할 것 같다.
*결제일 알림* 또한 구독 관리 서비스가 갖추었으면 하는 기능이다. 서로 다른 결제일을 몇개씩 외우는 일은 내 인지력이 너무도 아까운 작업이다. 휴대폰 달력을 출금일로 메우는 건 더 내키지 않는다. 앱 하나만 열면 구독 중인 건들의 결제일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해지를 희망하는 건은 결제일 이전에 미리 알림으로 받아볼 수 있다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때처럼 하루를 깜빡해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 낭패는 없지 않을까.
이밖에, 여러 명의 공동 구독을 위한 결제 ‘N빵’ 기능이나 소멸 예정인 구독별 혜택을 놓칠 일 없게 한곳에서 안내하는 기능도 추가해볼 수 있겠다.
글쓴이 커리부어스트
서비스 기획 / 3년차
영화와 음악, 컨텐츠와 IP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커머스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덕업일치를 외치는 세상 속에서 관심이 1도 없던 분야에 어쩌다 기획자로 발을 들이게 된 저의 솔직한 생각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커리와 소시지를 좋아합니다.
어쩌다 매거진 - 서비스 기획자 편
일곱 명의 서비스 기획자가 모여서 기획 이야기 합니다. 다른 분들의 재밌는 글도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