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 걷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다. 눈보라가 심하게 친날, 아기를 받은 날 이틀, 3일만 빼고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초록 막대기 만보 그래프가 촘촘히 서 있는 걸 보면 뿌듯해진다. 툭하면 삐끗하여 아팠던 허리도 짱짱해지고 오른 무릎도 층계를 디딜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허리며 무릎이 아팠던 건 근육이 빠져서 골격을 잡아주는 힘이 약해졌던 거다. 시들해지는 몸에 단비 같은 만보 걷기는 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실감 나게 한다. 나를 위하는 것 같지만 실은 타인을 위해 건강한 몸을 갖는 것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내 몸과 타인은 연결되어 있다.
아기를 품은 이들에게 많이 움직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몸의 연결성' 때문이다. 어미의 몸은 태아의 몸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면 두 생명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 처음엔 작은 콩알만 하던 태아의 존재는 3킬로를 훌쩍 넘게 되고 양수와 커진 자궁,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 체중도 늘어나게 된다. 임신을 한 여자의 몸은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변화하지만 체력이 약하거나 왜소한 여자들에게는 매우 힘겹다. 무게를 견디는 인대들이나 지탱하는 근육이 튼튼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게 된다. 문제는 임신한 여자에게 모두들 조심하라고만 하지 움직이라고 하지 않는 것에 있다. 움직여서 더욱 탄력 있는 여성은 아기를 낳는 일도, 키우는 일도 거뜬히 해 낼 수 있다. 영어로 진통을 'Labor'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labor'의 뜻은 '노동'이다. 한계가 느껴지는 '노동'을 해야 아기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건강한 자연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미셀오당 박사는 '임신한 현대의 여성의 몸은 아기를 잘 품고 있어야 할 용기로 전락해버렸다'라고 걱정을 한다. 그래서 비록 왜소하거나 마른 체형의 몸을 가졌더라도 임신기간 동안만큼은 규칙적인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임신 25주 정도부터 일어나거나 앉을 때 힘겨워한다면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굳이 처방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 만보씩 걷는다면 출산에 자신감도 생기고 아기도 당연히 잘 낳을 수 있다. 참고로 어슬렁거리며 걷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보통의 걷기 속도로 걷자.
*경쾌하게! 알레그로 속도로!*
라데츠키 행진곡 추천.
직업이 있는 여성은 특히 더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고정된 자세로 일을 하는 경우는 특히 자주 일어나서 움직이고 허리를 펴야 한다. 임신 30주 전 후, 아기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된다. 드물게 산모의 자세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는 경우에 아기가 돌지 못하고 둔위(breech presentation )로 고정된다. 거꾸로 발이나 엉덩이가 *선진부(presenting part)가 된다. 둔위로 자리를 잡은 아기를 자연출산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영낙없이 제왕절개로 낳을 수밖에 없다.
둔위를 예방하는 한 방법으로 짬짬이 일어서고 회사 근처에 자신만의 걷기 코스를 만들어 보자!
걸으며 계절을 느끼고 아기에게 이야기도 건네자. 세상에서 가장 좋은 태교는 걷는 것이다.
출산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하는 일이다. 잘 만들어진 몸은 잘 자란 아기를 제 때에 세상에 내어주며 세상으로 향하는 태아에게 큰 힘이 된다.
현대의학의 *환원적 사고방식은 태아와 어미를 분리시켰다. 태어나자마자 분리되는 아기와 엄마는 '몸의 연결성'에 반하는 것이다. 그럴싸한 이유로 세뇌시켜 아기는 엄마와 떨어져 있는 것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와 엄마의 애착 (본딩 bonding ) 형성은 출산 후 세네 시간 안에 20~30분 동안 이루어진다. 이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출산 후 아기와 떨어지지 말고 당당히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한다.
켕거루케어가 아기와 산모의 회복과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미 밝혀졌다. 둘을 따로 떼어놓고 치료하는 것보다 함께 할 때 얻는 효과는 어느 발전된 의학보다 앞선다. 그것은 보이지 않고 측량 불가한 사랑의 힘이다. 엄마라는 존재는 아기를 돌볼 힘이 있다. 임신 중에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면 그 힘은 배가 된다.
자! 나가서 걸어보자.
나의 건강이 또 다른 생명의 바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