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자연은 같지 않습니다. 생물과 무생물 모두를 합쳐도 똑같은 것은 없지요. 자연은 공산품이 아니므로 당연히 같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압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것도 각기 다르지요.
아기들의 탄생을 함께하며 하나같이 같지 않음이 늘 신기했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것으로 남아 있지요. 지금의 출산문화는 이상하게도 각기 다른 존재들을 똑같은 임신 출산 매뉴얼에 적용해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합니다. 임신이 똑같습니까? 출산이 똑같습니까? 태아들이 모두 다 똑같나요?
한때 인간의 DNA 구조를 밝혀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흥분했었지요. 마치 인간을 모두 다 알아낸 것처럼, 마음대로 조작하고 나아가 모든 병들을 고칠 수 있다고 의기양양했었지요. 얼마 가지 않아 한계를 인정했어요. 예상대로 맞아떨어지지가 않았죠. 각기 놓인 상태에 따라 변해버리는 생물의 특성에 두 손을 들었습니다.
임신과 출산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정말로 같은 것은 없습니다. 사람은 공산품이 아닌 자연이니까요. 기본 이치를 알면 산모들의 마음이 참 편할것 같습니다.
똑같은 모양의 배냇저고리, 속싸개, 카시트. 등등, 공산품 품목들을 들고 아기를 낳으러 병원으로 갑니다. 입원 처치는 일률적으로 산모들에게 적용을 하죠. 관장, 제모! 회음절개, 출산 유도제 투여, 무통주사, 흡입분만, 허용된 제한된 장소, 제한된 출산 자세, 응급수술을 위한 금식, 잦은 질 진찰, 양막의 인공 파수, 등등은 산모를 위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개중 하겠다 말겠다는 의견을 제시해도 대부분이 묵살됩니다. 모두 '산모님'을 위한 임상 매뉴얼에 나와 있는 것이니까요.
과연 '산모님, 태아님'을 위한 일들일 까요?
네, 필요한 경우도 당연히 있어요. 꼭 해야 하는 것도 있고 말고요. 단지 공산품 찍어내듯 모든 산모들에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을 해보자는 겁니다. 신혼여행을 준비하는 만큼만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요?
태아는 빨리 엄마 뱃속에서 나와야 할 이유가 없어요. 과일이 떨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숙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충분히 숙성된 후에 먹어야 제맛을 내지요. 예정일은 임상 매뉴얼 안에 있는 예정일일 뿐 각기 다른 인간들은 매뉴얼 밖에 있을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