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기 낳길 잘한 것 같아요~

아기를 낳다.

by 김옥진

처음으로 자연주의 출산을 마친 그녀가 집으로 간다. 아기를 그녀의 품으로 돌려주고 아기 잘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녀가 내 손을 꼭 쥐고 놓지 않는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며 짧은 기도를 한다. 짧은 기도의 순간은 많은 이야기를 대신했다. 함께 아기를 낳은 후 우리는 말하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다. 밤샘의 고됨이, 긴장이 녹아내린다. "잘 선택했던 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진심 어린 말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아기를 낳는 어떤 지점은 인간 생애의 중요한 기점이 되며 엄마에게는 갓난아기를 키울 힘이 만들어진다. 아기 또한 자신을 돌봐 줄 사람과의 첫 신뢰 형성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한다. 힘들어도 아기를 돌볼 끈끈한 것이, 그래야 하는 이유가 저절로 생긴다. 아기가 엄마와 생이별을 하는 지금의 출산방법에 대해 되돌아볼 일이다.. 드물게 생기는 힘든 출산을 제외하고는 산모에게 아기를 돌볼 정신적 육체적 힘이 생기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두 아이를 낳아본 그녀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끈끈한 사랑의 시간을 온 가족과 함께했다


아기를 돌보다가 생기는 여러 가지 비극적인 사건들의 원인을 출산의 방법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는 물론, 두 아이들도 돌아가며 켕거루 케어를 했다. 따듯한 아기의 맨살은 처음 만난 가족들의 맨살과 닿았다. 아빠의 가슴과 누나들의 가슴에서 갓 태어난 녀석의 부드러운 신고식이 치러졌다. 9살, 7살 누나들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동생의 탄생을 지켜본 후 '신비하다.'라고 했다.

그렇지 이것이 신비지! 신비의 뜻을 배움으로 알기 전에 마음으로 알아챈 누나들이 기특했다.


다섯 식구는 두런두런 둘러앉아 소박한 미역국을 먹었다. 싹싹 그릇을 다 비운 물장수 상에 미소가 절로 난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았다. 누나가 된 꼬마 아가씨들에게 동생을 두고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니 얼굴빛이 변한다. 냉큼 동생을 그들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이미 시작된 사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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