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 심장 떨어질까 가슴 부여잡았던 일이 한두 번인가. 펄펄 열나는 아이를 부여잡고 밤을 새우고 피철철 흐르는 아이를 보고 온 몸이 쪼그라들었다. 남보다 뒤처질까 우울과 화를 친구 삼았고 내 팔자는 왜 이럴까 눈물샘은 열일을 했었다. 힘주고 내달린 몸엔 종양이 생기고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라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나는 다시 살아났으나 언저리의 죽음의 그림자는 내 발목을 잡아끌었다. 지척거리는 마음은 천천히 가라며, 인생 별거 없다고 도닥여 주었고 여전히 만만치 않았던 삶에, 독같이 내뱉은 시어머니의 말 '니복이 그만큼'이라는 소리, 이제는 이해한다. 어쩜 그럴 수 있냐고 복장을 치며 울며 소리쳤으나 소용없는 일이라고 알아차리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길가의 민들레가 나였다.
땅으로 스며드는 비가 나였다.
가을, 지는 낙엽이 나 같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화낼 것도 없고
박장대소할 것도 없더라.
겨울, 등 따습고.
가을, 열매를 안아.
봄, 나누어 먹고.
여름, 활짝 다시 피면 될 일이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이만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