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출산 예정일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아기를 만나는 오늘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셨을까요? 아기가 약속의 날을 꼭 지킬 줄 알았는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출산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하며 설렜던 기분이 가라앉고 슬그머니 실망이 올라오기도 해요. 해가 저무는 풍경조차 날마다 보았던 석양과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평상시와는 달리 속상하고 두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예정일이 지난 아기가 거인처럼 자랄 것만 같지요. 예정일이 지나갔다고 3일에 한 번씩 병원 진찰을 해야 한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엄마의 근심과 걱정은 바로 아기에게 전달됩니다. 좋지 않은 일이지요. 며칠만 더 아기를 믿고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세요.
그 누구도 아기가 언제 태어날지 알지 못해요. 대체로 임신 37주부터 42주 사이에 아기가 태어납니다
35일 중 어느 날이 탄생일이 되지요. 출산 예정일은 단지 예정일일 뿐입니다.
예정일이 지나간다고 아기가 부쩍부쩍 커지지는 않아요. 물론 단것이나 과일들을 과하게 드신다면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요. 진통이 시작될 때까지 지금껏 준비한 데로 몸과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야 합니다.
운동도 더욱 열심히 하시고요. 음식도 좋은 것으로 적당히 드셔야 합니다. 예정일을 앞둔 며칠 전부터 날마다 '그날' 일 것이라 여기고 과하게 음식을 드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기는 어쩔 수 없이 더욱 자라게 되겠지요. 결전의 날에만 맘껏 드시길 바랍니다.
과일나무의 열매들이 단 하루 만에 익어 떨어지지 않아요. 먼저 익은 과일도 있고 나중에 더 맛있게 익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출산 날의 범주를 넉넉히 잡은 이유는 각기 여무는 시기가 다른 과일들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예정일이 지나면 위험하긴 합니다. 통계가 그것을 반증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정말 예정일이 지난 과숙아로 태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답니다. 아기를 받으면서 저는 가끔 과학의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정일에서 열흘이나 지나 태어나는 아기들은 대부분 과숙아의 모습이 없습니다. 태어난 그날이 예정일이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많은 산모들은 예정일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안감이 높아집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아기는 제가 태어날 날을 아주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과 신뢰로 임신기간을 보냈다면 더욱더 그러합니다. 아기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지난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오지 않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