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파일기

넷째를 가졌다고요?

산파일기

by 김옥진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도 안 한다.

결혼을 한 부부도 아기 낳기를 꺼린다.

아기를 낳아도 한 명만 낳고 싶단다.

그런데,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삼 년 전, 막 셋째를 낳은 그녀는 내게 또 만나자고 말을 했다. 내가 그 집의 전담 조산사라나! 그나저나 넷째를 낳을 심산이 있어 보였다. 순간, 우리 사이에는 긍정의 고갯짓과 함께 암묵의 눈길이 오고 갔다. 너무 좋아요! 영광입니다! 기꺼이 이 집의 전담 조산사가 되어드리지요. 서로는 한치 의혹도 없는 채 헤어졌다.

그들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와 이미 태어난 아이를 기를 것이다. 그녀의 가족들을 배웅하며 넷째를 낳으러 올 2~3년 후를 상상했다.


사랑을 하는 그들에게 넷째 아이의 계획은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또 만나자고 했던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넷째를 임신한 것이다. 전화기 너머의 그녀는 또다시 생기발랄해져 있다. 불현듯 찾아온 아기가 아닌, 계획에 없던 아기가 아닌 고대하던 넷째 아기라서 일 거다. 통화를 하는 동안 나도 덩달아 생기발랄해졌다. 웃음이 나오고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나를 지금껏 살게 한 아기들, 이제는 미주알고주알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제 그녀는 임신을 하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 명확히 잘 알고 있다. 네 아기들 중에 제일 느긋한 성격을 가진 아기가 태어나지 않을까. 의혹도 걱정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덕분에 나의 조바심도 훌훌 던져버린다. 그녀는 넷째도 근사하게 낳을 테니까.


나를 만나러 오는 산모들은 출산율이 떨어지고, 지방에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되었다는 뉴스를 무색하게 한다.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이제 그녀나 가족들에겐 특별한 것이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아기를 잉태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이는 그녀에게 대통령 상을 주고 싶다. 내가 대통령이 아니라서 아쉽다.

시간이 흐르면 아기는 자랄 것이고 때가 되면 세상으로 향하는 지혜도 발휘 하리리라. 기특한 녀석들, 사랑스러운 아기들. 상상만으로도 어깨춤이 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