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파일기

나는 아기가 태어나는 방에서 일한다.

산파일기

by 김옥진

나는 아기가 태어나는 방에서 일한다.

사람들은 일이라 칭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일이 아니다. 아기를 받는 것은 이 세상의 어느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으니까.

그 방에서는 신음이 신음이 아니고 외침이 외침이 아니다. 신음과 외침 뒤에 오는 소름 끼치는 희열은 세상의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으며 그 어떤 곳에서도 만날 수 없다.

터질듯한 심장소리에 귀가 먹먹해지고 숨이 멎을 것 같은 순간이 오면 조그만 사람이 내 손위로 미끄러져 내린다.

모든 거친 것들이 사라지는 고요의 순간,

첫울음의 메아리가 신비의 방으로 퍼진다.

버둥대는 작은 사람을 엄마 가슴에 건네며

나의 사랑도 함께 더한다.


고마워, 고마워, 내게로 와 줘서 고마워.

수고했어, 수고했어, 정말 수고했어 우리 아기.


하모니가 된 고운 말들이 아기 낳은 방에 퍼진다.

밝고 따스함으로 꽉 찬 방, 아기가 태어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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