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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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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Feb 16. 2024

눈 속 땅은 봄.

시끄적

입춘이지나고 바람이 변했다.

곡괭이질에 튕겨져 나왔던 땅이 말랑해지자

햇살에 항복하는 눈꽃들이 땅으로 돌아간다.  처마는 소낙비 오는 소리를 내는데

흰 눈을 이고 앉은 잣나무숲 속에선 어떤 봄이 오고 있을까

속 비었을 참새들에게 눈밭 한 켠 모이를  뿌리고

네 발 달린 길고양이 밥을 챙긴다.

사료에 더하여 한 줌 흰쌀밥은 고양이의 명절 선물.

나무에 앉았다 날아가며 무거운 눈을 털어주는 힘센 까마귀

네게 줄 밥이 뭔지 몰라 미안한 마음인데,

살랑이는 바람에 내 마음만은 받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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