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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끄적

생의 두 번째 날을 맞은 아기에게.

시끄적

by 김옥진

몸에 밴 너의 흔적이 옅어질 무렵

두 번째 움이 트고 있다.

밤새 잘 놀았으려나

노심초사 바라본 눈빛을 받아먹고,

걱정스러운 손길을 알아채면,

비로소 나오는 젖 한 방울.

이제야,

사랑이 온몸을 휘감으면

옹달샘의 첫 물줄기가 터진다.

걱정 마라.

네게 줄 모든 것은

태초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

세상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시작된

사랑의 용솟음은 모두 네게로 흐를 것이니.

서두르지 않아도,

조급한 마음 없어도,

시작된 작은 사랑만으로도

살아낼 충분한 저력을 가진 너이니


세상 온 지 이틀째,

얼마나 빛날지 기대해도 좋다.

하루하루가,

모든 이가,

너를 향한 사랑으로 충만할 테니까.

어둠을 뚫을 햇살은

이미 너를 향해 오르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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