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도시에서 갑자기 시골로 오게 되었는가.
지금 집 안 가득 솔솔 풍기는 똥냄새를 맡으며(제 똥이 아니고 소똥입니다) 내가 왜 여기서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중이다.
약 2년 전, 대한민국이 부동산에 미쳐있던 시절에
나도 슬슬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전국의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타고 매매가는 고공행진 중이었다. ‘저런 곳의 저런 아파트도 이 가격이라고?’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부동산 열풍이었다. 그때, 난 부동산 스터디에 뭐라도 주워듣고자 나가게 되었다. 단톡방은 하루 종일 울렸다. 각종 부동산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거기서 주워들은 바로는 아파트를 살 때 청약이 제일 싸다는 것이었다. 그래! 청약을 해야겠어!
청약의 청자도 몰랐던 나는 서점에서 청약이 무엇인지를 설명한 기본서 한 권을 읽었다. 그러고 며칠 후, 단톡방에서 운영진 중 한 명이 말했다.
*** 아파트 넣어보세요. 좋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말했다.
와, 분양가가 싸네요.
주변단지 대비 1억 싼데요?
그런데 분상제라 7년 전매제한, 3년 실거주 의무 있대요.
난 회사까지 3 시간 걸리겠네 따흑..
1억 버는데 3년 몸테크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화들이 오고 갔고 나는 청약홈 앱을 깔았다. 위치, 학군, 교통, 인프라같은 건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내 눈엔 ’ 1억‘만 보였다. 3년 살고 1억을 벌 수 있다면 시골에 못 살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넣자!!
그렇게 나는 그 집이 지어질 곳을 사전답사해보지도 않은 채 무작정 청약신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