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32.
구체적(具體的)
구체적(具體的)
영 concrete 독 Konkret
오늘은 구체적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구체적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상당히 자주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한자풀이를 해보면 몸(體)을 갖추고(具) 있다 라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몸(어떤 형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은 '응집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crescere'에 그 어원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응집해 있으니 우리가 볼 수 있다는 의미겠죠? 즉, 지각할 수 있는 대상과 관련이 되어 있어서, 다분히 현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구체적이라는 개념의 철학적인 용법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법과 거의 흡사합니다. 경험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사유하는 '추상성'과 대비됩니다. 추상성은 여러 개체의 공통된 측면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구체성은 그와 반대로 각 개체의 개별적인 측면과 관련이 있죠. 철학에서 항상 말하는 보편과 현상의 관계와 흡사합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 구체적이라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지표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그리고 어느 곳에서 일어난 현상(일, 사건)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죠. 간단한 예를 들면, '인간'이라는 개념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시공간적으로 지표화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철수'라는 개체는 시공간적으로 지표화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철수에게 전화해서 너 지금 어디냐?라고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의 친구인 철수를 직접 볼 수 있지만, '인간' 그 자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보편이 중요한가? 아니면 구체적인 현상이 중요한가? 혹은 보편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까지도 논쟁되는 중요한 토론거리(거칠게 말해서 토론 떡밥)입니다.
보편과 현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철학자들은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평생을 철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든,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이 철학 용어 사전에서는,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뜻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실 때, 문맥이나 철학자, 특정 사조에 따라서 그 의미가 약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어떤 상황이든 그 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