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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Apr 01. 2018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12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는 사실 칸트와 동시대 사람이었으나, 뒤에 나올 니체와의 연관성을 위해서 칸트보다 나중에 기술하게 되었다. 


 쇼펜아우어는 기존 이성이 만연하던 시대에, 이성을 부정했다. 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성이 마치 인간 행위의 절대적인 조건인 듯한 당대의 분위기를 부정한 것이다. 사실 이는 칸트의 의견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 있다. 그리고 사실 당대의 철학적 분위기가 인간의 이성을 다시 한번 재고해보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의 고찰 결과(정말 간단한 개념만을 알고 가는 강의 이므로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 인간의 모든 행위의 근저에는 욕망과 비슷한 의지가 있었다. 그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현상의 세계와 우리의 내부적인 욕망인 의지의 세계를 분간했다. 그리고 우리가 겪는 모든 삶의 모순들은 이 의지에서부터 생겨난다고 생각했다. 


 삶과 자신의 의지 사이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욕망 같은 의지를 잘 컨트롤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의지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굉장히 거칠게 표현하면, '포기하면 편해'이다. 이는 마치 불교와도 흡사한데, 욕망과 집착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염세주의라는 말과 함께한다. 쇼펜하우어의 주 저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인데, 표상이란 우리가 눈으로 체험하는 이 현상의 세계이며, 의지란 그 근저에서 표상의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진정한 주인공이다. 칸트가 현상과 물자체를 말했듯, 쇼펜하우어는 현상과 의지를 말했다.

 

 여담으로, 쇼펜하우어는 후대에는 중요한 철학자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칸트에게 열등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유쾌한 칸트가 강의하는 곳에는 항상 사람이 넘쳐났지만, 어딘가 암울해 보이는 쇼펜하우어의 강의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다. 쇼펜하우어는 후대에 등장할 가장 유명한 철학자 중 한 명인 니체의 스승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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