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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과 양심 Apr 04. 2016

건물은 왜 세로로 지어졌을까?

건축과 인간에 대한 단상

대부분의 건축물은 옆으로 뉘어져 있지 않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다. 왜 인간은 건물을 가로로 짓지 않고 세로로 지었을까? 네 가지의 가설을 세워보고 싶다.


첫 째, 땅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을 지을 때마다 그 땅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지 못함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또한 건축물을 무작정 짓다보면 필시 땅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둘 째, 인간은 하늘을 향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바벨탑을 건설해 하늘에 닿으려 했던 것처럼 인간은 하늘에 신이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냥’ 최대한 하늘에 닿고 싶은 건지 어쨌든 높이 올라가려는 심리가 있나보다. 사실 인간에게는 꼭 하늘이 아니더라도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 심리가 있지 않은가. 셋 째, 세로로 지으면 더 길어 보이기 때문이다. 픽 착시(Fick illusion)라는 개념이 있다. 같은 길이의 도형은 세로로 된 것이 가로로 된 것보다 길게 느껴지는 착시 현상이다. 즉, 인간은 가로보다 세로를 더 길게 인식한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이를 알게 된 인간이 자신이 직접 지은 건축물이 더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 건물을 세로로 지었다. 넷 째, 남성성을 과시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건물은 남근을 연상케 한다. 남자들이 최대한 건물을 길고 크게 지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고, 또는 열등감을 보상받으며 만족을 느끼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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