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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케이티나 Nov 03. 2016

종이 그리고 책

그림책 제작 일지


<Les chaussettes de TINA> hèlium edition, 2016
그림책 <티나의 양말> 한솔수북, 2015


나의 그림책 '티나의 양말'의 프랑스와 국내 버전.

커버 디자인은 같지만, 출판사 로고 위치가 다르고, 종이는 다르지만 판형은 같다. 무엇보다 언어가 달라서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느낌.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프랑스 출판사만의 매력은, 다름 아닌 종이. 국내에서는 수입지라서 제작이 어려웠던 종이들을 유럽에서는 보편적이기에 마음껏 고를 수 있었다. 원하는 수입지를 마음껏 써볼 수 있는 기회라니! 감개무량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광택 없이 도톰하고 포근한 종이 - 이왕이면 자연스럽게 텍스쳐도 조금 있으면 더 좋고' 중에 마음껏 골라 보았다. 텍스쳐의 강도를 고민하다가 출판사에서 추천해준 종이로 최종 진행되었는데 마음에 든다. 머릿속에 백번 넘게 그려보았던 내 그림책의 느낌을 따스히 잘 담아내었다.


참고로 더미(출간되기 전, 개인적으로 엮어서 책의 형태로 만듦) 작업을 할 때, 인디고 인쇄를 하였는데 종이 선택이 매우 한정돼있었다. 일반적으로 모조지, 스노우지, 랑데부, 몽블랑 등.

물론 어렵게 찾아낸 인쇄소에서 원하는 용지에 제작을 해주긴 하지만 제작 비용이 많이 부담되었고, 진행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종이를 직접 주문해서 재단 후 인쇄소로 보내야 하고, 인쇄 후 커버 작업은 다른 인쇄소로 보내야 하는 분명 쉽지 않은 과정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종이에 소량 제작을 해주는 인쇄소가 서울에 존재한다는 건 무척 반가운 일.




국내에서 개인 제작이 아닌 출판사를 통해 제작되더라도 형편은 비슷하다. 제작 여건의 문제로 종이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아예 불가능 한건 아니지만, 수입지로 제작하면서 배로 늘어나는 제작비는 결국 소비자가 상승과 맞물린다.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종이들로 만들어지는 외국 (특히 유럽의) 그림책들. 국내에 비해 나무 자원이 풍부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프랑스의 editions MEMO(http://www.editions-memo.fr)는 대형 출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접 만든 종이로 책을 만든다. 종이까지 직접 만드는 출판사라니 :) 덕분에 MEMO의 책들은 특유의 포근하고 따뜻한 감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쇄기(프린터) 상태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하지만, 인쇄 외에도 종이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된다는 점. 비단 인쇄뿐만이 아니라, 원화 작업을 할 때에도 같은 재료이지만 종이에 따라 발색 되는 느낌이 전혀 달라지기도 하니 각자 취향에 맞게 다양한 종이에 작업해보고, 운명의 종이를 꼭 만나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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