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by 동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편지 잘 받았습니다.

선생님도 수학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니. 깜놀했습니다. 선생님은 수학 선생님이시니까 수학은 항상 100점 맞으셨을 줄 알았거든요. 사실 100점인데 저에게 희망고문 하시려고 속이시는 건 아니시죠?ㅎㅎ 전 감수성 예민한 중2. 속이실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ㅎㅎ


수학 못해도 괜찮다는 말씀은 위로가 되네요.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 플러스 됐고요ㅎ 내용 전개상 수학 포기해도 된다고 하시는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을 줄이야. 못해도 되니 포기하지는 마라.


포기해서 못하는 거랑 포기 안했지만 못하는 거랑 결국 똑같은 거 아닌가요? 둘 다 못하는 거면 포기해서 못하는 게 더 이득일 거 같은데. 그런 거 있잖아요. 어떤 아이는 열심히 해서 30점, 다른 아이는 찍어서 30점. 그럼 사실 열심히 할 필요 없잖아요. 열심히 해도 30점 받을 바에야 놀고 말지. 음... 뭐 그냥 그렇다고요ㅎ 제가 해봤자 어차피 점수는 바닥일 건데 수학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포기했을 때, 수학 시간이 끔찍할 거 같긴 해요. 수학 시간이 1년에 152시간이나 되는데 아직도 중3, 고1, 고2, 고3이 남았네요. 지금도 수학 시간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있어서 짜증날 때 많아요. 그래서 멍 때릴 때도 있고. 그러면 집중 안 한다고 혼나고. 아 맞다. 선생님께서 멍때리는 건 창의성 발달에 좋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다음번에도 혹시 혼난다면 선생님 이름 팔아서 멍때리는 건 청소년의 뇌 발달에 좋은 거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ㅎㅎ


마지막은 진지모드로. 선생님은 저를 1년 동안 보셨잖아요, 그런데 진짜 제가 수학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음... 솔직하게 그러나 제가 예민한 중2라는 걸 고려해서 알려주세요ㅎㅎ

중일 올림.





중일아 안녕.

멍때리는 거 좋지. 수학 시간에 멍때리고 있는 중일이 모습이, 그러다가 선생님께 혼나서 깜짝 놀라는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선생님과 너의 정을 생각해서 그 말은 선생님이 했다고 하지 마라. 초등학생 때 배웠다고 해~


수학을 포기했는데 시험에서 잘 찍어서 30점 받는 것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는데 30점 받는 것. 이것만 비교해보면 찍어서 30점 받는 것이 훨씬 좋기는 하네, 더 효율적인 결과이고. 앞으로도 계속 찍어서 30점은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열심히 한 친구가 계속해도 점수는 30점 정도만 나온다면 수학 공부는 안 하고 찍는 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겠다.


중일이 너 유튜버나 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했지? 네가 좋아하는 일로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고 싶다고. 그럼 이렇게 가정해보자. 첫 번째 상황은 네가 유명 유튜버가 되어 매년 1억 씩번다고 하자. 두 번째 상황은 로또를 샀는데 운 좋게 1등에 당첨되어 20억을 받는다고 하자. 두 가지 삶 중 너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싶니? 너의 답변을 들은 후 더 얘기하자.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중일이가 수학을 잘 할 수 있을지 물어봤지? 너의 주위 환경을 선생님이 체크해볼게. 수학에 부정적인 가족들과 집안 내력, 현재 수학 선생님과의 관계 안 좋음, 배우고 있는 내용 이해 안 됨, 수학 수업 잘 안 듣고 있음,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음, 수학 포기 직전, 게임과 유튜브에 흠뻑 빠져있음. 결론은... 음... 음...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네가 예민한 중2니까... 음... 음...


아 긍정적인 면도 있네. 훌륭한 수학 선생님과 요즘 편지로 연락한다는 거^^ 또 뭐가 있을까? 음... 아무리 탈탈 털어도... 음... 아직은 중2라는 거? 이 사실은 좀 희망적이다. 중일아, 주위 환경이 아무리 어두워도ㅋ 너는 중2라는 사실에, 앞날이 창창한 중2라는 사실에 우리 서로 희망을 품자. 너의 가능성에 대한 최종 평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에이, 그게 뭐예요~ 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구나^^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하자.

동현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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