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가까워질수록 시속은 느려졌다.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목적지 동네에서 점심을 먹으려던 계획은 접었다. ‘화장실만 한 번 들렀으면.’ 소원은 딱 그거뿐이었다. 차를 댈 수가 없었다. 교통 체증을 견디는 수도권 사람들의 인내심에 존경을 바치면서 계속 갈 수밖에 없었다.
퇴촌 책방은 김작가예술창작소 안에 있는 카페 겸 서점이었다. 책방이 그렇듯 눈 반짝이는 독자들이 모여들었다. 강연 시간 임박해서 도착했으니 물 한 잔만 마셨다. 아침에 먹은 단호박 두 쪽의 열량이 남아있기 바라면서 군산 한길문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별 말도 아닌데, 받아쓰는 분들이 많아서 송구했다.
한길문고에는 역사가 있고, 이야기가 있고, 독자들의 사랑이 있다. 다른 책방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오래오래 그 자리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TMI – 퇴촌 책방의 김정숙 대표님은 군산 출신이다. 대학 입학하면서 서울로 간 해는 1987년. 한길문고가 그해에 생겼다. 그러므로 김정숙 대표님은 한길문고에 와본 적 없다. 김정숙 대표님과 오늘 기꺼이 매니저 역할을 해준 강동지는 고등학교 때 화실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