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by 배지영



오후 2시, 군산역으로 시공사 편집자님 마중을 나갔다. 젊은 서울 사람이었다. 나는 2년 전부터 ‘뿌염’을 하는 작은 도시 사람. 그런데 우리 둘이 동시에 아는 사람이 있었다.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님.

“그 대표님 배우 장국영 닮지 않았어요?”
“맞아요, 맞아요.”
“그런데 편집자님은 어떻게 장국영을 알아요? 그때는 완전 애기였잖아요.”

우리는 장국영, 북노마드 대표님의 미모, 내 첫 데뷔작 <우리, 독립청춘> 등을 얘기했다. 한길문고에서 새로 쓸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마리서사, 밥집, 초원사진관, 여미랑을 스치듯 들렀다가 군산역으로 갔다.

헤어지기 직전, 편집자님은 다시 한 번 일 얘기를 했다. 이제 진짜 작별. 인사하고 뒤돌아섰는데 해가 너무 아름답게 지고 있었다. 역 앞으로 높게 솟은 건물이 없으니까 서해로 지는 해가 군산역 안에서도 보였다. 나는 기차 타러 가는 편집자님을 불렀다.

“해 좀 보세요. 진짜 예뻐요.”

서해와 하늘은 붉게 물들었다. 동그랗고 커다란 해는 빨갛지 않고 달걀 흰자 색깔이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군산역에서 빨리 하굿둑 쪽으로 차를 몰았다. 수평선이 해를 꼴딱 삼키기 전에 갓길에 차를 댔다. 찰랑찰랑 물결 이는 바다는 주황색에서 점점 어두워졌다.

해는 지고, 갈매기 나는 모습도 안 보였지만 조금 더 서 있었다. 바람이 차지 않으니까 콧물이 안 나와서 좋았다. 일 잘하라고 받은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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