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호원대학교 도서관에서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으로 독서골든벨을 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300명이 모여서 하던 행사였는데 비대면으로 했다.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서 상금과 포인트를 받는다.
나는 조금 더 일찍 가서 강희성 총장님께 인사드렸다. 나도 어른이면서 어른을 만나는 게 힘든데, 총장님은 편안하게 대해 주셨다. 덕분에 용기가 솟구쳤고, 인증사진 찍자는 말도 할 수 있었다.
지난 토요일, ‘놀면 뭐하니?’ 환불 원정대 보면서 울었다. 공연을 한다는 것, 학생들이 모여 있다는 것 자체가 뭉클했다. 그때의 감격이 호원대에서 되살아났다. 무대에 오른 사람이 천옥이나 만옥이가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호원대 실용음악과는 매우 유명하다. 지난해 경쟁률은 거의 800 대 1이었다고 한다. 그 학생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뒤돌아보니까 객석의 학생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앳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정말 큰 감동이었다.
뮤지컬 공연은 보지 않고 도서관으로 갔다. 언택트 독서골든벨이라니. 나는 모니터 화면에 대고 인사했다. 화면 속 학생들이 손을 흔들어주었다.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데 본능적인 질문이 튀어나왔다. 책 재미있었느냐고. 짧은 순간에도 나는 봤다. 끄덕여주고, 오케이 사인을 보내주는 학생들을.
원래는 인사만 하고 나와야 하는데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으로 어떤 문제를 냈나 궁금했다. 1단계 5문제 끝날 때까지 있었다. 재밌었다. 다 맞힌 사람은 한 명이었다. 다 틀린 사람도 서너 명이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선생님이 1단계는 연습 문제로 치자며 2단계로 넘어갔다. 그런 유연한 유머가 맘에 들었다.
어느새 11월 10일. 이번 달부터 책 작업 들어간다. 나는 본류에 들어가기 전에 빙빙 돌고 해찰하는 타입이라서 시간에 쫓긴다. 지난 7개월간 서점에서 했던 일을 바탕으로 상주작가 결과보고서도 써야 한다. 책이 한 권도 없던 시절에도 원고 거절 잘했는데, 이 바쁜 시기에 원고 청탁까지 받아 놨다.
그래도 오늘 호원대에서 보낸 몇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호원대 학생들 공연을 또 보고 싶었다. 우리 한길문고에 초대해도 근사할 것 같았다. 뭉클하고 의미 있는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