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하하하! 내 지영이, 오째 덕분에 소고기 육회를 양씬 먹었네이.” “오째가 와서는 온천 데려가고 백화점서 옷도 사줬제요.” “어버이날이어서 그런지 자꾸 눈물이 나야. 돌아가신 느그 외할머니 생각이 나제. 나도 이런디, 우리 오째는 어쭈고 견디까이. 엄마가 없응게 짠해야.”
우리 엄마가 말하는 ‘오째’는 막내 이모다. 나보다 한 살 많고, 우리 언니보다는 한 살 아래다. 젖먹이 오째는 외할머니가 어디 가고 없는 날에 큰언니(우리 엄마) 젖을 밤새 빨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웃기다. 엄마는 젖이 안 나와서 친딸들한테는 분유 먹이고, 친동생한테는 빈 젖이라도 물린 거네.
오째 이모는 9남매 중 막내. 외할아버지는 초등학교 다니는 이모가 요강에 눈 똥도 예쁘다고 했다. 이모는 ‘조성례’라고 광주에서 맞춰온 연필을 썼고, 외할아버지가 기증해서 교문에 ‘조남기’라고 써진 초등학교를 다녔다. 자라서는 ‘관청’에 다니는 사람이 되어서 외할아버지를 한없이 기쁘게 해드렸다.
“느그 막둥이 이모가 우리 아파트 바로 밑에서 일하고 있응게로 든든하제. 그 앞에 지나감시로 나도 모르게 우쭐한다이.”
평생을 제대로 일해본 적 없는 아빠는 막내 이모가 영광군청에서 법성면사무소로 발령받은 일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째 덕분에 웃을 일이 많다는 엄마는 진짜로 으하하하! 웃었다.
며칠 전에 이모는 직원들 자녀들에게 선물한다고 <내 꿈은 조퇴> 20권을 한길문고에 주문했다. 몇 년 전에는 <소년의 레시피>20권을 사서 기증했다. 관청에 오래 다닌 사람답게 글도 참 잘 썼더랬다.
“<소년의 레시피>는 영광군 군남면 용암리 출신 배지영 작가가 2017년 6월 12일에 두 번째로 출간한 책입니다. 배지영 작가는 현재 군남 초로기마을로 운영 중인 대창국민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이 책은 자랑스런 영광의 딸을 알리고자 ‘배형환’님과 ‘조금자’님, 그리고 ‘조자매 일동’이 군남초등학교에 기증합니다.”
그래서 내가 ‘영광의 딸’이다.
참, 나는 이모 때문에 딱 한 번 울었다. 겨울방학에 외가에서 이모랑 숨바꼭질을 하다가 외양간 똥통(변소 아님)에 빠진 적 있다. 우리 집에 올 때는 이모 옷을 입고 ‘차부’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렸다. 소매도 길고, 바짓단도 두 번이나 접은 벙벙한 옷을 입은 게 갑자기 서러워서 애기들 새끼손톱만한 눈물이 퐁퐁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