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인터뷰하러 서울 간다. 끝나고 나서는 시공사 편집자님도 만나야 한다. 똥멍청이처럼 몇 번이나 거꾸로 고속버스를 예매한 전력이 있기에 이번에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군산 ⟶ 센트럴시티(서울)로 예매했다. 버스 탈 생각만 해도 피곤이 몰려왔다. 해 떨어지기 전에 씻고 잘 준비를 마쳤다. 강썬님에게 책만 읽어주고 밤 9시부터 자려고 했다.
잠깐 산으로 가는 이야기를 하자면, 강썬님은 며칠 뒤에 초등학교 6학년이 된다. 하루에 볼링을 30게임씩 치는 시절을 보냈고, 현재는 하루에 3만보씩 걸으며 포켓몬을 잡고 있고, 어머니의 그램노트북 가격하고는 잽도 안 되게 큐브를 사들이는 사람이라서 학업에 정진할 여력이 없다. 그냥 6학년 담임선생님께 너무 죄송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1월부터 강썬님에게 책을 읽어드리고 있다.
강썬님은 어린이의 심리가 잘 표현된 리얼리즘 동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진형민 작가님 전작과 이승민 작가님의 ‘숭민이 시리즈’는 읽어드렸더니 스스로 몇 번씩 읽었다. 그런데 이승민 작가님의 <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처럼 동물이 주인공인 책은 읽어줘도 안 듣는다. 인터넷서점 판매지수가 수십만인 베셀들도 듣기를 자주 거부했다.
2월 들어서는 황지영 작가님의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와 <짝짝이 양말>을 읽어드렸다. 결말이 궁금하면 본인이 읽으면 될 것을... 빨리 읽으라고 밤마다 독촉했다. 책을 읽고 나면 강썬님과 나는 지적인 모자인 것처럼 누워서 책 이야기를 했다. 사이드와 센터, 오해와 넘겨 짚기 같은 것을. 어제와 그제는 <긴긴밤>을 읽어드렸다. 동물이 주인공들이라서 강썬님은 처음에 몰입을 못했다. 그렇다고 그만 읽으라고도 안 했다. 나는 읽으면서 울었다. 우리는 침대에 엎드려서 갑자기 닥치는 죽음과 남겨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오늘밤부터는 <5번 레인>이다. 나는 이미 읽었다. 너무 기니까 목 아플 것 같아서 읽어드리기 싫었는데. 강썬님이 던질 화두가 궁금했다. 올해는 나도 안 읽어본 <불량한 자전거 여행>과 <푸른 사자 와니니>까지 읽어드리고 싶은데, 사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강썬님이 들으려나.
하튼, <5번 레인>을 읽으려고 딱 준비했는데 경기도 오산시에서 <환상의 동네서점> 5권, <내 꿈은 조퇴> 2권,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1권을 사인해서 보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빨리 받고 싶다고 했다. 내일은 서울 가야 하니까 오늘밤밖에 시간이 없었다. 강동지가 코젤 맥주 사준다고 해도 안 움직일 판이지만, 독자님이 원하신다면야. 비가 쏟아지는 야밤에 한길문고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