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쫌 아팠을 때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왕복 3시간 운전은 피곤해서 할 수 없는 상태라 대리운전 기사님을 호출했다. 자동차는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깜깜한 국도로 접어들었다가 영광읍내로 들어섰다. 기사님은 나보고 이런 시골에서 자라 군산까지 와서 사느냐고, 진짜 출세했다고 웃었다.
첫 책, 두 번째 책, 세 번째 책을 낼 때까지 계약하려고 출판사가 있는 서울로 갔다. 재작년 가을부터는 편집자님들이 군산 한길문고로 오신다. 오늘은 사계절 출판사 실용교양팀 이혜정 차장님과 최일주 팀장님이 오셨다.
만나면 뭐가 특별해지나? 지난 주까지 끌어안고 있었던 시공사 책 작업, 사전인터뷰 한 거랑 자료조사 한 게 A4로 17장인가 됐다. 인터뷰이를 따로 안 만나도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는 몇 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갔다. 얼굴을 마주본 덕분에 수면으로 절대 올라오지 않았을 이야기를 건질 수 있었다.
아, 잠깐! 산으로 가는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출판사 편집자님들한테 연락오면 한길문고 대표 문지영 언니랑 의논하는 편이다. 언니는 사계절 출판사가 동네서점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쏟아줬는지를 이야기해주면서 “꼭 해라. 무조건 해라”고 강조했다.
말을 많이 하면 허무하고 드러눕고 싶다. 오늘은 한 자리에 앉아서 장장 4시간을 이야기했는데도 말짱했다. 이혜정 차장님과 최일주 팀장님을 배웅해 드리고 문지영 언니랑도 조금 더 이야기하고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왔다. 노안이 오고 있고 집중력이 약해졌지만 올해도 글을 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