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마지막 밤

by 배지영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계속 야근했다. 에세이 수업, 책 쓰기 모임, 강연 진행, 그리고 내 강연. 직장 다니면서, 애들 키우면서, 자기 자신과 집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에세이 쓰기 숙제하고 책을 쓰는 한길문고 선생님들에게 존경심이 드는 한주였다.

오늘은 4월 들어서 가장 바쁜 날. 활동보고서 쓰고, 시공사 강경선 편집자님이 너무나도 다정하게 살펴보고 의견을 물은 3교 교정지를 마무리해서 보내고, 자매님네 집에 가서 화장을 하고(시간 없어서 딱 1시간만 방탄 이야기를 함), 서점 가서 강연 준비를 했다.

4시에는 건축공간연구원 윤주선박사님, 김보미 연구원님, 인물 스튜디오 김성용 대표님이 서점으로 왔다. 너무나 정직하게 중년의 아주머니로 나오니까 사진은 찍고 싶지 않은 게 내 심정이었다. 하지만 어른스럽게 대처했다. 젊은 연구자들의 길을 막아서야 쓰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어떻게 사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뻣뻣한 나 때문에 윤주선 박사님과 김보미 연구원님이 고생했다.

이소영 선생님도 만났다. 서점에 올 때마다 3권만 사야지, 라고 기준을 정하고 오지만 그보다 더 많이 사가는 이소영 선생님한테 “저 신간 나와요.”라고 말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언제나 흔쾌하게 내 책을 사주신 선생님이 특별히 좋다.

오늘의 마지막은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강연. 한 번 망한 적 있어서 신경 쓰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어른들 틈에 “배지영 작가님 강연이야? 그럼 나도 가야지.” 라면서 엄마를 따라온 초등학교 1학년 정우와 5학년 정은이도 있었다. 중학생이 된 강이와 산이, 가은이도 있었다.

우연히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을 사서 읽고, 다시 <환상의 동네서점>까지 읽은 중학교 2학년 김민우 학생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도 눈을 빛내며 강연을 들었다. 게임하고 있을 금요일 밤에 서점에 오다니. 강연 끝나고는 혼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간다고 했다. 기특하고 아름다워서 <소년의 레시피>를 선물해줬다.

이게 중요한데, 강연은 안 망했다. 내가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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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레시피
#초등1학년부터70대까지
#독자스펙트럼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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