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편다’는 점쟁이의 예언

by 배지영


아침에 씻기 싫은 날은 출근 못한다. 방책은 하나, 전날 밤에 머리를 감고 자는 거다.

오늘 오전 9시 42분, 시공사 경경선 편집자님이 3교 교정지를 보내줬다. 화요일에는 에세이 5기 수업을 한다. 수요일에는 책 쓰기 모임이 있고, 목요일에는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상담소를 열어야 하고, 금요일에는 <군산> 강연을 한다.

아점 먹고 10시 반쯤 출근해서 오후까지 집중해서 일하면 되겠네, 라고 생각한 순간에 택배 기사님한테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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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내꿈은 조퇴(중쇄 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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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다리며 집에서 일했다. 3쇄본과 새로 3,000부 찍었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책을 사주신 모든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어디를 보고 절하지? 한길문고 쪽으로 절을 하고는 강썬님 이마와 머리를 쓰다듬듯이 <내 꿈은 조퇴> 3쇄를 어루만졌다.

옛날에 용하다는 점쟁이가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 팔자는 둘째만 낳으면 활짝 편다고 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출산을 하고 난 뒤에도 큰병원에 돈을 갖다 바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데? 로또도 안 사고, 주식도 안 하니까 글쓰기로라도 팔자 펴라고 도와주는 걸까.

뭐라도 쓰고 있고, 계약하자는 출판사가 있고, 1년에 두세 번씩 중쇄를 찍는 것으로 내 팔자는 피고 있는 것 같다.


#고맙습니다

#내꿈은조퇴

#창비

#3쇄

#새로3천부찍음

#4쇄도찍고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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