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썬님을 알아가는 기분

by 배지영


월, 화, 수, 목.

일주일에 나흘은 강썬님에게 책을 읽어드린다.

피곤하면 한두 챕터, 안 피곤하면 많이.


어제는 강썬님이 콧물감기 때문에 코를 많이 흘렸다. 그래서 둘이 일찍 침대에 누웠다. 나는 힘껏 이금이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아야>를 읽었다. 그전에는 이금이 작가의 <차대기를 찾습니다>. 오늘 저녁부터는 이금이 작가의 <소희의 방>.


초등학교 6학년 무독서가. 소리 내서 읽어드리는 거 너무너무 하기 싫은 날도 많다. 그런데 책 읽고 나서 불 끄고 둘이 누워서 하는 이야기가 좋다. 그때 강썬님을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과학을 싫어하고, 실과 시간에 하는 바느질을 이해 못 하고(나 닮았음), 축구 하는 게 재미없고(아부지 닮았음), 그렇지만 학교생활 자체는 재밌는 분.


“엄마, 나 중학교 가면 책 100권 읽어줘라.”

“알겠어.”


100권 당연히 못 읽는다. 오디오북 들으라고 하면 되지만, 나도 강썬님도 책 읽다가 웃긴 거 나오면 같이 웃고 그 부분 계속 다시 읽고 덮고 나서도 이야기하는 게 좋을 뿐이다.


오늘 아침. 강썬님은 다른 날과 똑같이 일어나서 샤워하고 학교 갔다. 으하하하하! 어젯밤에 분명히 침대에 누워서 “콧물 나니까 내일 학교 안 가야겠다.”고 결심하신 분인데. 까먹고 간 거다. 너무 좋다.


#이틀전강썬님

#배드민턴4시간치고

#술래잡기하고

#철권게임하려고

#출타하시던모습

#초등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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