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이

by 배지영

긴 하루였다.


새벽 2시쯤에 오른쪽 팔이 너무 뜨거워서 깼다. 내 팔은 강썬님 팔과 닿아 있었다. 불을 켰더니 강썬님은 춥다고 웅크렸다. 열을 재보니 38.1도. 타이레놀을 먹였지만 끙끙 앓으면서 목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강썬님의 목은 어젯밤부터 아팠다. 아무래도 자기 코로나 걸린 것 같다며 진단 검사를 해달랬다. 음성! 보리차를 먹이고 <독고솜에게 반하면>을 두 챕터 읽어드리고 같이 누웠다. 기침도 나고 정말 목이 너무 아프다고 해서 종합감기약을 먹이고 재웠는데.


새벽 5시, 땀을 쏟으면서 떠는 강썬님은 말이 안 나올 만큼 목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따뜻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해줄 일이 없었다. 어쩌면 코로나 확진일 것 같았다. 자기 전에 뽀뽀도 했는데 나도 걸렸겠지. 음식물 쓰레기 놔두고 잠든 게 가장 걸렸다. 아무하고도 안 마주치고 버리고 왔더니 강썬님 끙끙 앓는 소리가 더 커졌다.


아침에는 ‘당신의 아침을 깨우는 알람 송’을 유튜브로 듣는다. 강썬님이 나보고 춤을 엉망으로 춘다고 동영상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 버린다고 협박한 적도 있는 노래다. 오늘은 그 노래 들으면서 각각 코로나 진단 검사를 했다.


둘 다 음성. 오, 예! 알람송에서 볼빨간사춘기와 블랙팽크 나오는 부분에 나는 ‘방탄’하고 ‘남주혁 배우’ 이름 넣어 아침 시간을 조지며 막춤을 췄다. 그때 안방에서 혼자 자고 일어난 강성옥씨가 말했다.


“이거 누구 거야? 양성인데?”


분명히 음성이었는데, 강썬님 거에는 두 줄이 선명했다. 의료원 다니는 계주님한테 사진을 보내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계주님이 알려주는 대로 8시 20분에 동네 병원으로 갔다. 줄이 정말 길었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병원 원장님이 “배지영도 같이 검사해야지.” 라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 강썬님 양성, 나는 음성. 백신 맞았으니까 사흘 정도만 아플 거라고 안심시켜 주셨다.


강썬님은 화장실이 딸린 안방으로 자진해서 들어갔다.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오고 열이 나는 환자. 거실, 자기 방, 부엌에 나오지 못하는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심부름 100번 했다. 그때마다 삼색(강썬님 고양이 인형 이름) 페이 3,000원씩 입금해 주셨다. 이렇게 간다면, 일주일 후에는 삼색 페이 210만 원. 그런데 받아주는 곳은 없다. 지구에도, 우주에도. ㅋㅋㅋㅋㅋ


#오미크론

#목아프고열나고아픕디다

#안걸려야합니다

#시후엄마김연정님구호품목록

#진단키트수십개

#생강도라지대추청

#확진자식구들도결국걸린다고합니다

#행복한치과

#2주나3주후에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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